"아이가 크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룹 V.O.S 멤버 박지헌이 아빠의 상실감을 털어놨다.
지난 5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약칭 '금쪽상담소')에서는 박지헌과 아내 서명선 씨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지헌, 서명선 부부는 고2인 첫째부터 중2, 초6, 초3, 초1을 거쳐 유치원생인 막내까지 슬하에 6남매를 뒀다. 일찌감치 방송을 통해 6남매가 한 집에서 다복하게 사는 일상을 공개해왔던 박지헌 가족. 다복하고 화목해보였던 만큼 이들의 '금쪽상담소' 출연은 다소 의아했다.
서명선 씨는 박지헌의 '투게더 병'에 대해 이야기했다. 미취학아동인 막내부터 한창 사춘기일 첫째와 둘째까지 자녀 수도 많고 연령대도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박지헌은 아빠로서 모든 일에 온 가족이 함께 하길 바랐고, 그렇지 못할 경우 상실감과 우울감마저 느끼고 있던 것이다. 이에 서명선 씨는 "남편이 쓰레기를 버릴 때도 다 같이 나가자고 한다"라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박지헌도 이러한 자신의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는 "첫째, 둘째 아이와 너무 뜨겁게 열애하고 있었나 보다"라며 첫째와 둘째 모두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아빠처럼 굉장한 상실감을 경험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멋쩍어 했다. 특히 그는 친구와 더 가까워지고 연인까지 생긴 첫째에게 가장 큰 서운함과 상실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상하게 공허해진다"라고 밝힌 그는 첫째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에 대해 "내가 설레서 연애를 가르쳐 줬는데 아들이 이야기를 듣더니 방에 가서 전화를 받는 걸 보고 굉장히 기분이 이상해졌다"라고 털어놨다. 심지어 그는 첫째와 함께 드라마 보는 시간에 유독 애착을 가졌는데, 아들이 귀가시간이 늦어지며 이를 못하게 되자 아들의 친구 관계를 질투하듯 반응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박지헌은 코로나19 기간에도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70주 동안 한번도 빼놓지 않고 매주 캠핑을 떠났다. 또한 첫째와 부족한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복싱을 같이 했는데, 이 과정에서 안면마비를 겪기도 했다. 박지헌은 "첫째가 운동을 정말 잘한다. 그런데 저는 매일매일 하늘이 노랬다. 너무 가기 싫고 고통스러웠는데 결국 한 달 반 만에 안면마비가 왔다. 나는 이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왜 모두가 나를 병이라고 하는지 그게 너무 억울했다"라며 울컥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 박지헌에게 오은영 박사는 "너무 좋은데 조금 과하시다"라고 웃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특히 그는 "아내가 남편에게 '투게더병'이라고 한 건 한 바구니육아를 의미하는 것 같다. 아이들 나이에 따라 대하는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다둥이는 그게 힘들다 보니, 어릴 때는 한 바구니에 담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오은영 박사는 "박지헌 씨는 분화가 안 된 미분화 가족 같은 느낌"이라며 "아이들이 분화해 나가야 하는데 엉켜있을 때 가장 행복한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지헌도 수긍했다. 그는 "첫째를 보며 아이가 크는 걸 처음 경험하고 있다. 그렇게 다른 아이들도 모두 다 그렇게 되겠다는 생각이 과대망상처럼 이어지니 조급해진다. 아이가 크는 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라고 고백해 뭉클함을 더했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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