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형기획사 쟈니스가 창업자 겸 전 사장인 고(故) 쟈니 기타가와의 성착취 의혹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7일 쟈니스 사장 후지시마 줄리 게이코, 소속 배우 히가시야마 노리유키와 쟈니스 아일랜드 사장 이노하라 요시히코, 쟈니스 변호사 기메다 히로시는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는 세상을 떠난 쟈니 기타가와의 성착취 가해에 대한 쟈니스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일본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지난달 30일 외부 전문가단은 올해 5월 말부터 약 3개월 동안 전현직 쟈니스 소속 연습생, 연예인 등 총 41명의 피해자들을 조사한 결과, 쟈니 기타가와가 2010년대 중반까지 성착취를 해왔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후지시마는 "쟈니스 사무소로서, 개인으로서도 쟈니 기타가와의 성가해는 있었다고 인정한다. 피해자 여러분에게 마음으로부터 사죄드린다"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또한 그는 외부조사단의 사임안을 받아들여 지난 5일자로 사장직에서 물어났음을 밝혔다. 단 피해자 보상을 위해 당분간 대표이사를 맡는다. 신임 사장은 동석한 히가시야마다. 후지시마가 쟈니 기타가와의 친누나 메리 기타가와의 딸인 바. 성착취 가해자의 친족 경영을 바꾸기 위한 결정이다.
히가시야마는 "기타가와의 성가해를 인정하고 사죄한다. 피해를 받은 분들이 장기간에 걸쳐 심신이 괴로웠던 분들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이 사실을 진지하게 마주하기 위해 나는 연내 무대에서 은퇴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임 사장으로서 쟈니스 창업자의 성착취 사건과 관련해 "인생을 걸고 임할 각오다. 피해자가 최소 수백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으나 내 생각으로는 법을 넘어선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성착취 의혹을 알았냐는 의혹은 부인했다. 히가시야마는 쟈니스의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이고, 이노하라 또한 V6 출신인 바. 두 사람은 모두 쟈니 기타가와의 성착취 가해에 대해 "소문으로 들었다", "언급해서는 안 될 분위기였다", "행동하지 못한 점에 대해 반성한다"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생중계로 진행된 바. 피해자들이 연대한 '쟈니스 성가해 문제 당사자 모임' 측은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이들은 히가시야마 등이 "소문으로만 믿었다"라고 주장한 것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쟈니스는 쟈니 기타가와가 1962년 설립한 엔터테이먼트 업체다. 직원수는 190여 명으로 레코드 기업 등 13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 기획사다. 특히 일본에서 국민 아이돌로 사랑받은 SMAP, 소년대, V6, 아라시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을 대거 양성했다.
쟈니 기타가와는 지난 2019년 7월 향년 87세로 세상응ㄹ 떠났다. 그의 사후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성다큐멘터리 '포식자: J팝의 비밀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고인의 생전 성착취 가해 파문을 다루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올해 4월 12일 쟈니스 소속 연습생이었던 오카모토 가우안이 기자회견을 열고 성착취 피해를 고백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인권이사회 '비즈니스와 인권' 작업부회가 지난 7월 24일 일본을 방문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를 내년 6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