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길은성이 연극 ‘테베랜드’를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길은성은 현재 공연 중인 연극 ‘테베랜드’에서 극작가 S 역으로 분했다. 연극 ‘테베랜드’는 아버지를 죽여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청년 마르틴과, 마르틴을 취재해 존속 살해를 주제로 연극을 쓰려고 하는 극작가 S의 2인극으로 우루과이 출신의 극작가 세르히오 블랑코가 오이디푸스 신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작품으로 전 세계 16개국에서 공연된 바 있다.
길은성이 연기한 극작가 S는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마르틴에게 접근하지만 오랜 대화를 통해 그에게 동화되고 연민을 느낀다. 길은성은 극중 마르틴과의 대화가 깊어질수록 흔들리는 섬세한 감정변화를 직관적인 연기로 표현해냈고, 때로는 S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리스너로서 때로는 마르틴에게 좋은 해답을 제시하는 선구자로서 묵묵히 존재감을 발휘하며 진중한 연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테베랜드’는 두 사람의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극이기에 길은성의 대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학 교수인 S와 마르틴의 첨예한 대립 속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차이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또한 묵직하다.
길은성은 서술자이자 관찰자의 역할을 맡아 170분 동안 펼쳐지는 S의 방대한 대사량을 정확한 발음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해 극찬을 이끌어냈다. 길은성의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은 관객들로 하여금 본인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시한다. 마르틴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S의 진정성이 길은성의 연기로 표현되어 관객들의 몰입감을 만들어냈다.
한편, 길은성은 ‘테베랜드’ 속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그 쪽이 농구하는 거 보는 게 좋아요”라며 마르틴을 관찰하고, 마르틴을 이해하려는 S의 관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S는 마르틴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도전적인 작품들로 사람들을 치유했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해 ‘테베랜드’ 작품을 넘어 ‘S’ 그 자체가 된 길은성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천군’(2005)으로 데뷔한 길은성은,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에서 창이파 일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드라마 ‘마인’(2021)에서 한지용(이현욱)이 고용한 파이터 곽수창 역할로 특별출연하며 임팩트 있는 연기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는 북한 인민무력부 특작부대원 출신 ‘박철우’ 역으로 분해 ‘언더커버’로서 활약한 길은성은 연극 ‘그때도 오늘’에서 남자2 역을 맡아 사투리, 코믹 연기까지 섭렵하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이번 작품 ‘테베랜드’는 길은성의 네 번째 연극으로 무대 위 차분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테베랜드’는 23일 길은성의 출연을 마지막으로 오는 9월 24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 hsjssu@osen.co.kr
[사진] 쇼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