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료만 1083억인데..."나라면 벤치로 내린다, 지금 겁먹었잖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09 14: 23

'아스날 신입생' 카이 하베르츠(24)가 대선배로부터 다소 굴욕적인 평가를 들었다.
'트리뷰나'는 8일(한국시간) "아스날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던 엠마뉘엘 프티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하베르츠를 벤치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베르츠가 겁이 많고,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보도했다.
하베르츠는 올여름 첼시를 떠나 아스날에 합류했다. 이적료는 무려 6500만 파운드(약 1083억 원)에 달했다. 아르테타 감독이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오프 더 볼 움직임, 빠른 발과 큰 키를 지닌 그를 강력히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아스날에 새로 합류한 카이 하베르츠.

팬들의 우려는 적지 않았다. 하베르츠는 과거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맹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2020년 첼시로 이적한 뒤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재다능한 선수로 불렸던 그는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며 어딘가 애매한 선수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에게 깊은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하베르츠가 팀을 떠난 그라니트 자카를 대신해 8번 미드필더 역할을 맡기에 제격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하베르츠는 주로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던 첼시 시절과 달리 아스날에선 중원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하베르츠는 아직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공격 템포를 늦추거나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등 아쉬운 모습으로 팬들을 애태우고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여전히 하베르츠를 굳게 믿고 있다. 그는 하베르츠의 힘든 적응기를 자신이 아내에게 구애했던 일에 빗대며 옹호했다. 그는 "나는 그에게 처음은 어렵다고 말했다. 내가 아내를 만났을 때, 처음엔 그녀의 마음을 듣기 어려웠다. 계속 메시지를 보내야 했다. 결국 그녀는 '좋다'라고 했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첫날에 '그래'라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티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하베르츠를 위해서라도 선발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일요일 하베르츠가 불쌍했다. 난 여전히 그가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가 영국에 온 이후로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는 힘들어하고 있다. 일요일 그는 여기저기에 숨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프티는 "내가 아르테타라면 하베르츠를 벤치에 앉힐 것이다. 벌을 내리려는 게 아니다. 그게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그저 한 발짝 물러날 수 있도록 그를 벤치로 내릴 것이다. 지금 하베르츠는 아르테타가 원하는 걸 팀에 가져올 만한 자신감이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프티는 "하베르츠는 겁먹었다. 그는 무언가 시도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는 지금 경기장에서 담대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사진] 기자회견에 참석한 카이 하베르츠.
다만 하베르츠는 이런 비판에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 독일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종종 그런 비판을 겪었고, 여러분은 부정적인 부분만 보기도 한다. 새로 시작하는 첫 클럽이 아니다. 물론 가능한 한 빨리 성공하고 싶지만, 그런 단계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느긋하게 나아가려고 노력 중"이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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