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미래다"…'1947 보스톤' 하정우X임시완 같이 뛴 가슴 벅찬 42.195km(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11 17: 45

 “과거의 소중한 발자취에 관심을 갖게 됐다.”
강제규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1947 보스톤’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봤을 때, 과거를 다시 돌아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과거는 미래'라고 이 같이 밝혔다.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콘텐츠지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쳐)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하정우와 임시완이 환하게 웃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연출은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장수상회’(2015) 등을 선보였던 강제규 감독이 맡았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강제규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이날 강제규 감독은 “제가 지금까지 만든 영화들을 보면 지나간 시간을 다룬 게 많더라. (이런 얘기를 하게 된) 정확한 분기점은 모르겠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마친 이후 SF 장르를 준비하다가 무산된 적도 있었다”고 시대극, 역사물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다만 강 감독은 일제강점기에서 광복을 맞이한 우리 선조의 삶을 그린 이유에 대해 “저는 42.195km를 향해 달려가는 마라토너들이 인간의 극한에 도전하는 과정과 같다고 본다. 인간의 열정에 가장 걸맞은 스포츠는 마라톤인 거 같다. 그래서 이 시나리오를 영화로 꼭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준비하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어 강 감독은 “역사 속에 소중한 이야기와 훌륭한 분들이 많다. 그분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나, 내가 지금 바른 길을 가고 있나, 점검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역사를 통해 현재의 내 삶을 점검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하정우가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임시완이 간담회 중 미소짓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강제규 감독은 “젊은 관객들이 과거를 돌아보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역사는 현재의 내 인생을 돌아보는 것에 큰 도움을 준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강 감독은 “단순하게 42.195km를 달리는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뛰었는지 표현하고 싶었다. 그 마음이 하트브레이커 언덕과 어떻게 만날지 집중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하정우, 임시완, 배성우, 김상호 등 배우들이 실존 인물을 소화하며 극의 감동을 배가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유에 대해 강 감독은 “실존 인물들이 계셔서 배우들이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그들을 닮아있어야 했다”고 배우들이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비주얼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하정우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선수 역을 맡았다. 실제로 손기정은 1936년 열린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일장기를 단 채 일본인 이름 손 키테이로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하정우와 임시완이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하정우는 가슴에 일장기를 단 채 시상대에 올라야 했던 손기정의 울분부터 1947년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참가하게 된 국가대표 마라톤 팀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이날 하정우는 “생각해 보니 저도 선배 역할, 감독 역할은 이번이 처음인 거 같다”면서 “이번에는 꼭 태극기를 달고 마라톤에 나가겠다는 손기정 선수의 마음처럼 저도 그 깊은 태도를 유지하며 작품에 임했다. 마지막 대회 신에서 저는 감정이 충만한 상태로 임했다. 오늘 영화를 보니 임시완이 너무 훌륭한 자세로 표현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시완이 맡은 서윤복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달리기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지만 깡과 악으로 각종 대회를 휩쓰는 불굴의 마라토너. 서윤복은 1947년 열린 제51회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동양인 선수로서 처음 우승을 차지했던 것. 이듬해 열린 제14회 런던 하계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고, 은퇴 후에는 육상 지도자로 활동했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임시완이 포토타임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배우 하정우가 포토타임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임시완은 이 캐릭터 소화를 위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등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거쳤다. 또한 마라토너의 단단하고 다부진 체구를 만들기 위해 철저한 식단 관리를 병행, 체지방을 6%대까지 낮췄다.
이날 임시완은 “촬영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식단 관리를 하면서 운동을 했다”며 “당연한 것이지만 저는 촬영 내내 샐러드와 닭가슴살을 달고 살았다. 그러다 인바디를 체크했는데 체지방량이 6%대가 나왔다. 제 인생에서 처음 본 숫자였다”라고 밝히며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 임시완은 “이번 영화도 그렇지만 평소 저의 어떤 목표치에 다다랐을 때 ‘이걸 완주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 마음과 자세를 토대로 ‘보스톤’의 결승 장면을 찍었다”고 당시 느꼈던 생생한 감정을 들려줬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1947 보스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김상호, 강제규 감독, 임시완, 하정우가 간담회를 마치고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3.09.11 /rumi@osen.co.kr
국가대표팀의 든든한 현지 코디네이터 백남현(실제 이름 백남용)은 김상호가 분했다. 극 중 백남현은 재정보증인부터 통역, 훈련지원, 교통편에 숙식 제공까지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팀을 물심양면 서포트 하는 현지 코디네이터.
김상호는 어려운 시절, 머나먼 타지에서 척박하게 살아가는 교민이 조국에 느낄 수 있는 양가적인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특유의 말맛이 인물의 감정을 끌어올리며 배우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낸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전국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에 강 감독은 “촬영을 마친 지 3년이 지났는데 코로나 일정 때문에 계속 개봉을 연기해야만 했다. 그 과정 속에서 마음이 시리고 아팠다. 다른 영화들이 개봉하는 걸 보면서 부럽기도 했다. 근데 그 시기를 ‘보스톤’을 다듬는 시간으로 삼았다”며 “이번에 개봉을 앞두고 배우고 느낀 게 많다. 한국영화가 여러 가지로 회복세가 뒤처지고 있는데, 물론 저희가 잘해야겠지만,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극장 관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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