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어'의 이유정 PD가 화풀이쇼의 기획 의도와 함께 블랙핑크 멤버 지수, 이종격투기 선수 정찬성 등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 라인업을 밝혔다.
최근 방송 중인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어(약칭 나화나)'는 대한민국 '화' 전문 MC들이 모여 화풀이 장을 오픈, '화(火)'제의 게스트를 초대해 그들의 화 유발 비밀 토크를 듣고 화풀이 노하우를 대방출하는 대국민 화풀이, 일명 '화(火) Free'쇼다. 8부작 파일럿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은 지난 5일 방송된 4회로 절반의 반화점을 돌았다. 이에 정규 편성 기로에 선 '나화나'를 연출하는 이유정 PD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이유정 PD는 지난 2021년 종영한 '비디오스타' 이후 2년 만에 '나화나'로 돌아왔다. MBC 예능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로 시작해 또 다른 매력으로 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았던 '비디오스타'. 특히 '비디오스타'는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 박으로 이어지는 여성 4MC 토크쇼로 남다른 공감과 호평을 받았다. '나화나'는 그런 '비스'와 정반대인 남성 4MC 토크쇼다. 이를 위해 '예능 대부' 이경규와 또 다른 예능 베테랑 박명수, 배우 권율, 대세 유튜버 덱스(김진영)가 4MC로 활약 중이다.
'비디오스타' 종영 후 2년, 그 사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이유정 PD는 화풀이쇼라는 '나화나' 콘셉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람마다 고민지 않나. 자기는 화를 참는데도 남들한테는 그게 과하게 느껴지고 반대로 너무 참아서 병이 되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화는 무엇보다 잘 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재미있고 편하게 풀어낼 수 있고 표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이유정 PD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섭외였다. 게스트 분들이 시청자 분들께 화가 많은 이미지로 보일까 봐 걱정하시더라. 그래서 다들 '나는 이 프로그램이랑 안 맞아'라고 하면서 나오시는 거다. 그런데 다들 그 말을 하면서 화를 내고 나오지 않나. 4MC들과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건강한 방법으로 화내는 법을 알면서 나오실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화가 없는 사람이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막상 '나화나'에 나오시면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는 줄 몰랐다'라고 하시면서 속 시원한 기분을 느끼고 가신다. 출연자 분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청자 분들도 그런 대리만족을 드리고 싶다. 모든 사람들이 매 순간 전문가를 만날 수는 없지 않나. '나화나'는 전문 치료보다는 같이 이야기하면서 속을 풀 수 있는 동반자의 느낌으로 재미와 위로를 드리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이유정 PD는 '나화나' 파일럿을 거쳐간 게스트들에게 누구보다 깊은 고마움을 느꼈다. 첫 회를 장식해준 배우 차태현, 가수 홍경민은 물론 방송인 서동주나 탁재훈, 발레리나 윤혜진과 안무가 배윤정 그리고 공개를 앞둔 배우 류승수와 최여진 등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며 정규 편성 후 방향성도 재정립하고 있었다. 그는 "최대한 파일럿 안에 많은 이야기를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정규가 된다면 한 팀의 사연에 집중해도 좋을 것 같다. 작은 화에서 깊이있게 들어가는 화들까지 그 안의 스토리가 충분해서 길게 소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나화나'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들은 또 누가 있을까. 이유정 PD는 "아이돌들"이라고 고민 없이 답했다. 그는 "요즘 K팝 아이돌 가수들이 한류 위상을 알리느라 너무 바쁘고 힘들지 않나. 그러면서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화가 있을지 업계 종사자로서 걱정되는 마음도 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저희 박명수 씨가 아이돌들 대부를 자처하시는데 블랙핑크 지수를 섭외해보시겠다고 하시더라. 모두가 염원하고 기도하고 있다"라고 웃으며 "다양한 아이돌 가수 분들이 오셔서 '아이돌'이라는 틀에 갇혀 표출하지 못하는 모습을 '나화나'에서 편안하게 보여주고 스트레스 풀고 갔으면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이유정 PD는 "얼마 전에 은퇴한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도 모시고 싶다. 지금은 부상을 회복 중이시라고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저희 MC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그는 "파일럿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프로그램 안에서 어떤 화를 전할지, 어떤 이야기가 더욱 의미 있고 재미있게 전달되며 적합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정적인 주제 보다는 다양한 주제가 남은 4회에도 담겨 있다.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들을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나는 지금 화가 나 있어'는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에브리원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