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강제규(61) 감독이 전 마라톤선수 남승룡 역을 맡은 배우 배성우(51)와 관련, “마음이 아픈 일이 있었다”라고 어렵게 입을 뗐다.
강제규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1947 보스톤’의 인터뷰에서 “제가 영화 일을 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 당해봤다.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밀린 상황에서 그런 이슈가 생겨서 (배우와 스태프 등)다들 상심이 컸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2020년 11월 배성우가 음주운전을 했었다는 게 같은 해 12월 보도됐다. 당시 배성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이에 앞서 배성우는 같은 해 1월, 이미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미시간벤쳐캐피탈·콘텐츠지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콘텐츠지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쳐)의 촬영을 마친 상태였다. 그로부터 약 10개월 후에 음주운전을 벌인 것. 촬영을 마친 데다 주인공으로서 분량이 많기 때문에 편집은 불가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 배성우는 1936년 열린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故 남승룡 역을 맡았다.
이에 강제규 감독은 “그 사건 이후 저도 한동안 후반작업을 못 했다. 주변에 비슷한 일을 겪었던 감독들과 만나 소주도 마셨다.(웃음)”며 “이야기를 만든 건 배우들이지만 손기정, 서윤복, 남승룡 세 선생님들 덕분에 제가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안타까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배성우 분량을 편집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이 이야기를 변형시키는 게 맞나 싶었다”며 “주변 영화인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충고를 받으면서 감독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재편집을 진행했다. 세 선생님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고 훼손이 가지 않는 선에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살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강제규 감독은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장수상회’(2015) 등을 선보이며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의 신작 ‘1947 보스톤’은 오는 9월 27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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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