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前 감독, '클린스만 깜짝 리턴' 주장..."구세주였던 그를 데려와야 한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12 19: 13

"클린스만은 독일 축구의 구세주였다. 그를 다시 데려와야 한다."
독일 축구계에서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부르는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 축구협회(DFB)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한지 플릭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DFB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플릭 감독과 코칭 스태프를 경질했다"라며 "우리는 최근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은 남자 대표팀에 대해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를 위해 자신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사진]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2006년 독일 대표팀을 이끌고 월드컵 3위를 기록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전 충격패가 치명적이었다. 독일은 10일 안방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1-3로 와르르 무너졌다. 단순한 A매치긴 했지만, 독일은 홈 팬들 앞에서 졸전을 펼치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지난해 맞대결의 데자뷔였다. 독일은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도 일본에 1-2로 패하며 '도하의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그 결과 독일은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일본은 스페인까지 잡아내며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갔다.
약 10달 만에 열린 이번 리턴 매치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점유율은 독일이 높았지만, 실속은 일본이 챙겼다. 독일은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고, 후반 막판 수비 실수로 두 골을 추가 실점하며 자멸했다. 전반 18분 1-1을 만드는 리로이 자네의 골 덕분에 겨우 영패를 면했다.
[사진] 일본전 패배에 망연자실한 일카이 귄도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독일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경질된 한지 플릭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충격파는 컸다. 독일은 예상치 못한 대패에 경악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RTL+' 해설가는 경기 막판에 "이건 재앙이다"라며 충격에 빠졌고, '빌트'는 플릭 감독이 끝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기 직후부터 플릭 감독 경질설이 대두됐다. '독일 축구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는 "플릭을 지지하는 이는 더 이상 많지 않다"라며 "플릭이 계속 감독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 밝혔고, 루디 푈러 디렉터 역시 "1-4 패배는 치욕적"이라며 "잠깐 다 같이 모이는 게 좋겠다. 하룻밤 자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지켜보자"라며 경질 논의를 암시했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고, 플릭 감독은 독일 대표팀 역사상 처음으로 경질된 감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썼다. 지난 123년간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타의로 내려놓은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트레블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지난 2021년 부임 이후 25경기 12승 7무 6패만 기록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 일본전 충격패에 야유하는 독일 팬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제 독일은 오는 13일 프랑스와 9월 A매치 두 번째 친선전을 치른다. 독일은 기존 코치진까지 모두 경질한 만큼, 푈러 디렉터와 하네스 울프, 산드로 바그너 등 스탭들을 앞세워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플릭 감독의 후임으로는 여러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빌트' 등 현지 매체 예상에는 율리안 나겔스만, 올리버 글라스너, 푈러, 위르겐 클롭, 마티아스 잠머, 랄프 하센휘틀, 지네딘 지난,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 여러 이름이 등장했다.
놀랍게도 그중에는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도 있었다. 그는 지난 2004년 독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당시 하락세를 걷던 독일을 2006 독일 월드컵 3위로 이끄는 성과를 냈다. 그런 뒤 클린스만 감독은 돌연 휴식을 선언하며 박수 속에 팀을 떠났다.
[사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베르디 포그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일 레전드' 베르디 포그츠(77)는 플릭 감독의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을 강력 추천했다. 그는 독일 대표팀을 8년 동안 지휘한 경험도 있으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에서 기술 고문을 맡으며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한 인연이 있는 인물이다.
독일 '푸스발'에 따르면 포그츠는 "독일 대표팀에는 경험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 독일 축구를 부활시키려면 열정과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클린스만과 클롭 모두 그것들을 지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지난 2006년 여름 일어났던 동화를 즐겁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시 클린스만은 우리의 구세주였다. 그는 미국 대표팀에서도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그게 정확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포그츠의 바람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부터 한국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 물론 그는 부임 후 5경기 무승과 부진한 경기력, 재택근무 논란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으나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 전에 경질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
한편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포크츠와 정반대 의견을 내놨다. 매체는 독일 대표팀 감독 후보 10명을 4가지 티어로 나누며 클린스만 감독을 4티어(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로 분류했고, 긴 설명 없이 'Noooooooooooooooo'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아예 논외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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