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에서 배우 윤계상이 처음으로 아빠 연기에 도전한다. '범죄도시' 장첸을 벗고 연기 변신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NA 새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극본 김제영, 연출 박유영) 측은 13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트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박유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계상, 박성훈, 유나, 김신록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괴의 날' 어설픈 유괴범과 11살 천재 소녀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 드라마다. 정해연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 가운데 윤계상이 어설프고 마음 약한 유괴범 김명준 역으로, 박성훈이 빠른 판단력과 냉철한 분석력을 지닌 강력반 형사 박상윤 역으로, 유나가 기억을 잃은 천재 소녀 최로희 역으로, 김신록이 유괴 사건의 기획자이자 김명준의 속을 알 수 없는 전처 서혜은 역으로 출연한다. 한 가지 사건을 둘러싼 네 사람의 관계성이 다채롭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킹덤' 시즌1와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모범가족'에 참여했던 박유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또한 '미쓰 와이프', '날 보러와요', '치즈 인 더 트랩'으로 호평받은 김제영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다. 휴머니즘과 미스터리 스릴러가 절묘한 조화를 이뤘던 원작이 '코믹 버디 스릴러' 드라마로 어떻게 탈바꿈할지 기대를 모은다.
박유영 감독은 드라마에 대해 "장르적인 종합선물세트라고 말할 수 있다. 코믹, 액션, 버디, 스릴러 그리고 휴먼까지 다양한 장르를 이 한 작품 안에 맛깔스럽게 포장을 했다. 아마 보시는 내내 시청자 분들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계상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아빠 역할을 맡게 됐다. 결혼 후 가정을 이룬 게 그의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준 것일까. 그는 "결혼을 해서 그런 것도 사실 정말 있는 것 같다. 가족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결혼을 하면서. 그 때 '유괴의 날'을 보며서 제가 딸을 갖고 있고, 그 아이가 아프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시나리오가 갖고 있는 따뜻함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을 담고 있어서 따뜻했다. 촬영하면서도 행복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하면서 행복했다. 유나를 만나면서 정말 딸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너무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계상은 유도선수 출신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지금보다 10kg 정도 쪘었다. 75kg 정도 됐을 텐데 작품을 하면서 전직 유도선수니까 힘이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더 찌워도 되냐고 감독님께 물어봤고 78kg 정도까지 찌웠다. 너무 좋았다.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안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라며 웃었다. 다만 그는 "박성훈 배우를 보면 너무 부러웠다. 너무 잘생겼더라. '내가 이렇게 나와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멋졌다"라며 웃었다. 윤계상은 "촬영 끝내고 감량했다.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계상은 오랜만에 허당기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반가웠다. 제게 들어오는 시나리오들이 조금 예민하거나, 로펌 대표 혹은 의사, 변호사 같이 똑똑한 역할이 들어온다. '유괴의 날'은 그렇지 않아서 호기심이 있었다. 그래서 원없이 그런 연기를 중점적으로 했다. 밝고, 웃기고. 예전의 윤계상이 보일 수 있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발은 감독님께 제안한 건데 '범죄도시' 장첸이 끝나고 공항패션에 제가 붙임머리를 뗀 게 너무 멋있어 보였다. 제 눈엔 이탈리아 남자처럼 보였는데 '폭망'이었다. 그 때 바보같다는 반응이 많아서. 그런데 감독님께 제안을 했더니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하게 됐다"라고 했다. 또한 "장첸을 뗄 수가 없다. 잊히지 않는다"라고 웃으며 즉석에서 취재진을 향해 '혼자 왔니?'라는 명대사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윤계상은 장첸과 다른 차별화에 대해 "이야기의 힘을 믿었다. 저는 그때 그때 벌어지는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유나는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유괴의 날'에 발탁됐다. 아역 배우로 첫 주연을 맡은 상황. 부담은 없었을까. 유나는 "사실 조금 있었다.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한 드라마에 이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처음이고. 대사량이나 분량이 많아서 조금 더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신경 썼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아빠 윤계상과의 호흡에 대해 "너무 재미있고 너무 좋았다. 촬영 하면 할수록 제가 팬이 돼서 더욱 재미있게 임할 수 있었다. 촬영 현장이 재미있던 이유가 다 윤계상 삼촌 덕분이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박유영 감독은 유나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조금 길게 오디션을 진행했다. 5차까지 봤다. 마지막 5차에 12명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유나가 눈에 띈 게 학습되지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학원을 많이 다니지 않아서 전형적이지 않은 연기의 느낌이 있었다. 심사했던 사람들이 한 7~8명 정도 있었는데 대부분의 아역 친구들이 굉장히 긴장했던 반면 유나는 성인 배우 같이 기세가 너무 좋았다. 그런 느낌이 저희에게 로희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심어줬다"라고 밝혔다.
유나의 촬영 시간 안배는 어떻게 됐을까. 박유영 감독은 "저희 작품에서 아역은 주인공이고 손꼽힐 정도로 많았다. 다른 아역들보다 대사도 손꼽히게 많았다. 그래서 아역 배우 촬영 시간을 최대한 준수하려고 노력했다. 여기 계시는 주연 배우 분들께서도 최대한 촬영 순서를 로희 위주로 할 수 있게 배려를 해주셨다. 밤씬이 워낙 많을 때 양해를 부탁드리고 밤새는 것을 뺴고는 최대한 그런 부분들을 맞춰서 하려고 노력했다. 항상 밝은 느낌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지 상담을 따로 외부에서 받으면서 최대한 무리가 안 가게끔 주의했다"라고 말했다.
김신록은 극의 흑막을 맡은 점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다는 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런 것"이라고 웃으며 "욕망이 깨끗한 욕망은 아니라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깨끗하고 안전해 보이려고 한다. 그래서 연기할 때는 입으로 하는 말과 눈으로 하는 말이 매번 다르게 보이려고 애썼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윤계상과 극 중 전 부부로 나온 점에 대해 "부부는 사랑 아닌가. 이렇게 사랑 연기를 하는구나 생각하며 임했다"라고 웃었다.
'재벌집 막내아들', '형사록 시즌2', '무빙'에 이어 '유괴의 날'까지 연달아 호평받아온 김신록은 "이번 인물들이 복잡한 전사를 갖고 있다. 이 인물은 결핍, 피해 의식, 욕망 자기애로 똘똘 뭉친 사람인 것 같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표현하는 인물인 것 같다. 명준과 만났을 때도 상대를 조종해서 사랑을 얻어내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했다.
더불어 박성훈은 "제가 일본 스케줄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읽었는데 후루룩 삽시간에 읽혀지더라. 기존에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설정과 소재였고 굉장히 흥미롭게 읽혀져서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이 작품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강조했다. 윤계상은 "저도 성훈이와 비슷하다.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고 설정 자체가 재미있었는데 그 드라마 안에서 반전이 대단하다"라고 거들었다.
유나는 "오디션으로 로희를 알게 됐는데 그 전에 소설을 읽었다. 제가 소설책을 좋아하는데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오디션을 보면서 5차까지 있다고 해주셨는데 한 차씩 올라가면서 로희에 욕심이 생기더라. 천재 아이라는 타이틀이 특이하지 않나. 그래서 캐릭터 욕심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 김신록은 "저도 대본 재미있게 읽었는데 감독님이 박유영 감독님이라는 말을 듣고 했다. '모범가족' 오디션을 본 적 있는데 그때 저를 눈여겨 봐주신 분이니까 나의 어떤 부분을 잘 이끌어내주실 것 같다는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유영 감독은 윤계상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다른 작품들도 무게감 있고 진지하게 한 것 같은데 유튜브를 많이 찾아보니 과거에 코믹한 끼가 내제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겉으로는 부드러운 이미지에 내면에는 코믹적인 부분을 탑재한 것 같아서 명준이라는 어설프고 어눌한 캐릭터와 잘 어울릴 수 있겠다 생각했다. 나이도 30대 후반 배우들을 찾는 와중에 코믹과 액션, 휴먼, 가끔 카리스마까지 다 표현할 배우라고 생각이 들어서 1순위로 꼽혔고 바로 대본을 보냈는데 굉장히 빨리 좋게 봐주셔서 함께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신록에 대해 "'모범가족' 때 인연이 있었는데 연기력은 제가 알고 있었고 제가 이 작품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서혜은을 원작에서도 완벽하게 표현을 못해줬는데 12부작으로 옮기면서 서혜은을 확실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었는데 어떻게 풀어야 할지 답이 안 나왔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혜은을 연출을 해야할지 고민이 많이 됐는데 그래서 혜은이 저희 작품에서 가장 늦게 캐스팅 됐다. 신록 씨 미팅을 하면서 1시간~2시간 동안 많은 질문을 저한테 해주셨다. 정신없이 그 질문에 받아치면서 김신록 씨가 했던 말들이 너무나 혜은이 아니면 분석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해줬다. 그때까지 고민했던 것들이 많이 해결이 됐다. 이건 김신록 만이 풀 수 있는 캐릭터겠다 생각이 들어서 바로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원작 소설에 대한 리스크와 메리트가 동시에 존재하는 바. 박유영 감독은 원작 소설과 다른 드라마의 포인트에 대해 "원작은 3분의 1 지점 지난 이후에 형사물로 풀어지면서 극이 진행이 된다. 그런데 저희 드라마는 12부작 시리즈로 옮기면서 명준과 로의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것으로 각색을 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로드 무비가 코믹, 휴먼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보면 '유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원작에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차용을 했다. 자극적인 소재는 최대한 피하려 했고, 로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가족에게서 발생했고 그러면서 명준의 또 다른 가족, 이 작품을 보시고난 뒤 가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작품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유괴의 날'은 오늘(13일) 밤 9시에 ENA에서 첫 방송된다. 매주 수, 목요일 밤 같은 시간에 전파를 탈 예정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박준형 기자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