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선수→개명→팔꿈치 수술→2년 만에 감격 복귀 …돌아온 원조 스윙맨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14 07: 40

두산 베어스의 원조 스윙맨 박소준(28)이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1군 무대로 돌아왔다. 현장에서 만난 그는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라며 감격의 1군 복귀 소감을 전했다.
박소준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SG 랜더스와의 시즌 12차전을 앞두고 좌완 신인투수 백승우와 함께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어깨 부상을 당한 박치국과 부진한 김정우가 말소되며 자리가 생겼고, 퓨처스리그 3경기 평균자책점 0.90의 호투에 힘입어 2021년 10월 이후 약 2년 만에 1군으로 돌아왔다. 2군에서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현장에서 만난 박소준은 “올해 1군에 올라오고 싶었는데 운 좋게 오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그 동안 못했으니까. 2군에서 던질 때도 긴장이 안 되고 너무 재미있었다. 그 동안 던지지 못했던 걸 생각하면서 던지니까 너무 좋았다”라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두산 박소준 / backlight@osen.co.kr

청주고를 나와 2013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소준은 2년 뒤 감격의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3경기 평균자책점 11.57을 남기고 오랜 무명생활을 했다. 그런 그가 이름 석 자를 알린 건 2020년. 당시 크리스 플렉센, 이용찬이 부상으로 빠진 선발진에 투입돼 대체 선발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고, 6월 20일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두산 박소준 / OSEN DB
박소준은 기대를 모았던 2021시즌 다시 자리를 잡지 못하며 개명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2022시즌을 앞두고 종기에서 소준으로 이름을 바꾸는 결단을 내린 것. 작명소에서 종기의 ‘기(己)’라는 글자가 운동선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풀이를 했고, 이에 2021년 10월 '여러 방면에서 다재다능하라'는 뜻인 소준(昭俊)으로 이름을 바꿨다.
개명효과는 없었다. 선발과 불펜에서 많은 기회를 얻고도 22경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믿음에 부응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작년 4월 말과 5월 초 두 차례에 걸쳐 수술대에 올랐다. 개명 후 더 나은 커리어를 꿈꿨던 그는 그렇게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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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준은 “재활 초기에 많이 힘들었다. 욕심을 내서 한 번 고꾸라진 적도 있었다”라며 “수술한 선수들이 이야기하기를 열심히 하는 것도 좋은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했다. 실제로 시간이 지나니까 확 괜찮아지더라. 다들 너무 조언을 많이 해줬다. 특히 수술 경험이 있는 곽빈이 회복의 중요성과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재활을 마치고 아픔보다는 걱정이 컸다. 아픈 건 참을 수 있는데 던지는 매커니즘이 바뀔까봐 두려웠다”라며 “자꾸 팔을 안 쓰려고 하니까 팔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 그렇게 될까봐 더 팔을 높이 들고 열심히 연습했다”라고 그간의 고충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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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3경기 만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박소준은 등번호 38번을 부여받았다. 군 입대한 권휘의 번호다. 이승엽 감독은 “1년 이상 1군 등판이 없는 선수라 처음부터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 편한 상황에 먼저 등판시킬 것이다. 수술 이후 3경기에 던졌는데 성적이 좋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박소준은 “이제 아플 거 다 아팠다. 앞으로 쭉 잘하려고 한다”라며 “팀이 힘들 때 많이 힘이 됐어야 하는데 빈자리가 컸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우리 투수 형들, 동생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있으면 어디든 나가서 열심히 보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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