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홍김동전’이 사상 첫 해외 촬영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한 태풍을 만났다. 하지만 ‘오히려 좋아’를 외칠 상황이다. 뜻밖의 웃음 퍼레이드가 펼쳐진 것. 그 옛날 MBC ‘무한도전’의 상승세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홍김동전’이다.
14일 방송된 ‘홍김동전’ 53회는 ‘동전 여행 in 홍콩’으로 꾸려졌다. 출국에 앞서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은 늘 그러하듯 대환장 드레스 코드를 뽐냈다. 홍진경은 동방불패의 이연걸, 김숙은 천녀유혼의 왕조현, 조세호는 영웅본색의 주윤발, 주우재는 중경삼림의 양조위, 우영은 이소룡으로 완벽 빙의해 웃음을 자아냈다.
출국 3일 전 동전 던지기로 항공기 좌석 등급을 결정해 둔 멤버들은 제작진의 결과발표를 기다리며 마음을 졸였다. 그 결과 김숙, 조세호, 주우재, 홍진경은 비즈니스석을 타게 됐고 우영만 홀로 이코노미석에 당첨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렇게 ‘홍김동전’의 역사상 첫 해외 특집이 시작됐다.
홍콩 최고급 호텔에 도착한 멤버들은 동전 던지기로 ‘로얄 VS 로컬’ 홍콩 촬영 콘셉트를 정하기로 했다.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는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광둥 요리를 맛본 뒤 스타의 거리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로얄 로드’, 김숙과 우영은 현지인 맛집과 태평산길, 소호거리 등을 둘러보는 ‘로컬 로드’에 당첨됐다.
현지인에게 인기있는 볶음밥 전문점에 도착한 김숙과 우영은 밀크티와 볶음밥 등 푸짐하게 나온 메뉴들에 폭풍 감탄을 이어갔다. 한편, VIP룸으로 입장한 홍진경, 조세호, 주우재는 경호원들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미쉐린 투스타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즐겼고, 홍진경은 “최고야” 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홍콩의 날씨는 험악해졌다. 점점 더 거세지는 바람과 빗줄기에 멤버들은 첫 해외 촬영과 74년 만에 홍콩을 강타하는 슈퍼 태풍 ‘사올라’가 맞닥뜨릴 수 있는 확률에 대해 토론했다. 심지어 출국 당시 멤버들이 탔던 비행기는 태풍 상륙 직전 이륙 허가를 받은 마지막 비행기였다.
조세호는 “왜 우리한테만 이런 일들이 생기지?”라고 좌절했고 제작진은 긴급 회의에 돌입해 촬영 콘셉트 전면 수정에 나섰다. 멤버들은 룸서비스 저녁 식사를 건 ‘방구석 게임’으로 돌발 상황에서의 재난 극복 역량 파악을 위한 릴레이로 말하는 ‘세글자 게임’을 시작했다.
주우재는 “우리 다섯 멤버 자존감 높여”라며 주문을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주문에 힘입어 첫 게임을 가볍게 성공한 멤버들이 환호했지만 제작진에 의해 무효처리 됐고, 제시어 ‘사랑’에 맞춰 다시 한번 도전한 멤버들이 깔끔하게 문장을 완성시켜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우영은 “지금 우리가 역경이잖아요 그래서 단합이 되나봐요”라며 감격했다. 주우재는 “앞으로 ‘홍김동전’에서 이 게임 못하게 해주자”라며 기세를 몰아 번외게임까지 제안했고 본인이 제시어로 나오자 “싸가지”로 문장을 시작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재난 상황에서 “내가 갈게”라는 말을 이끌어 내야 하는 ‘지인에게 전화 걸기’ 게임에서 조세호가 첫 타자로 나섰지만 잔소리만 늘어놓는 어머니와의 통화는 폭소 그 자체였다. 주우재 역시 충북 제천으로 휴가를 떠난 라도에게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한 채 실패하며 흥미진진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위가가 곧 기회였다. ‘홍김동전’은 시청률 성적표와 달리 멤버들의 대환장 케미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예능. 왕년의 ‘무한도전’ 폼이 나온다는 평을 받고 있는 터다. ‘무한도전’이 2011년 엄청난 폭우로 촬영 당일 예고된 추격전 대신 ‘우천 시 취소 특집’으로 반등에 나선 모양새도 똑 닮았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들은 빈 세트장에 모여 녹화 진행 여부를 논의하던 중, 지인들을 불러 추억의 ‘동거동락 특집’을 하기로 결정해 긴급 섭외에 나섰다. 정재형, 개리, 데프콘이 한걸음에 달려왔고 레전드 웃음이 쏟아진 ‘동거동락 특집’이 시작됐다. ‘무한도전’이 그러헀든 ‘홍김동전’ 역시 위기 속 대박 웃음을 완성했다.
‘홍김동전’의 폼이 단단히 미쳤다.
한편 ‘동전 던지기’에 웃고 우는 KBS 2TV ‘홍김동전’은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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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