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2’ 김민호 “‘킹블리’한 박민석, 시즌3서도 잘할 자신 있어”[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9.20 11: 12

“‘신병’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 군인 역할이 들어오면 거절할 것 같아요. 그건 ‘신병’과 시청자에 대한 배신 같잖아요.”
배우 김민호에게 있어서 ‘신병’은 특별하다. 첫 주연작일 뿐만아니라, 자신을 ‘박민석’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었던 작품이기 때문. 시즌1을 마치고 약 1년간의 공백을 지나 다시 시즌2를 위해 현장에 갔을 때 “집에 돌아온 느낌”이었다고 밝힌 그가 촬영 중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했다.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한 카페에서는 ENA 월화드라마 ‘신병2’에서 박민석 역을 맡은 배우 김민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신병2’는 일병으로 진급한 박민석의 더욱 빡세진 생활관 라이프를 담은 드라마. 김민호는 “시즌1 촬영이 끝나고 시즌2까지 1년정도 시간이 있었다. 군생활 하듯이 통으로 훅 지나간 것 같다. 촬영할 때는 많이 고되고 힘든데, 어쨌든 지금은 지난 시점이지 않나. 전역하고나서도 군대를 추억하면 ‘어떻게 내가 지금 와있지? 군생활 길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그 심정과 비슷하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실제 군생활 한것같은 느낌”이라고 시즌2를 끝마친 소감을 밝혔다.

시즌2 제작이 확정됐을 당시 배우들끼리 급히 모여 술자리를 가졌다는 김민호는 “시즌1때는 사실 촬영할때만해도 농담처럼 시즌2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되는거 아니냐’고 대본 내용을 장난으로 추측하곤 했는데, 정말로 시즌2가 제작된다고 하니 신나서 서로 연락 돌리고 바로 회식했다. 기뻤다”고 전했다.
이어 “시즌1때 저희 배우들끼리는 원작의 인기가 많으니까 욕을 덜먹는게 목표였다. ‘원작을 뛰어넘자’가 아니라 ‘원작이 인기가 많으니 아무리 잘 해도 욕먹을거다. 그러니 욕을 덜 먹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너무 좋아해 주셔서 처음엔 얼떨떨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고생한 걸 잘 봐주셔서 다행이다 싶었다”며 “시즌2때는 그래도 부담이 덜할 줄 알았다. 시즌1을 그래도 잘해냈다는 생각에 시즌2는 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더 부담 되더라. 똑같으면 안 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고민을 전했다.
시즌1에 비해 시즌2에서는 박민석의 성장한 모습이 돋보였다. 김민호는 “시즌1에서는 어리버리하면서도 귀여운 면도 같이 가져 가야지 시청자들이 보기에 덜 답답할 것 같더라. 마냥 답답하게 보이지 않으려면 특유의 개성, 러블리함이 있어야된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초점을 맞췄는데, 시즌2때는 성장한 모습을 추가적으로 보여줘야 했다. 그러다 보면 민석이 특유의 매력이 사라지는게 아닌가 싶어서 귀여운 모습을 더 살리려고 했다. 피부관리도 많이 받고. 사소한 노력들을 했다”고 노력을 밝혔다.
‘성장하면서도 귀여운 박민석’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썼던 장면은 차병호(강효승 분)를 나무라는 장면이었다. 김민호는 “시청자들이 보실때 ‘민석이 많이 컸네?’라는 말을 듣고싶었다. 누가 봐도 약자인데 계급이 낮다고 해서 가르치려고 할때 옆에서 보면 ‘킹받지’ 않나. 그렇게 병호를 혼내거나 할때 시청자들이 ‘킹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게 밉상이 아니라 러블리하게, ’킹블리’하게 하자고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신병2’는 실제 군대같은 리얼한 배경이 특징이다. 김민호는 “이질감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군대같다. 시즌1 첫 촬영때 처음 세트장에 갔을때 바로 나오고 싶었다. 냄새까지 난다. 공기나 형광등 느낌까지 PTSD 수준으로 군대 생각이 나더라. 미술팀도 엄청 노력했다. 실제로 그때 당시 군생활을 했던 미술팀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상의하고 떠올리면서 사소한 것까지 다 신경썼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시즌2에서는 야외 장면이 많았던 만큼 김민호는 “‘오랜만이다’ 하고 왔는데 첫 촬영 날 ‘우리 막촬 언제지?’라고 얘기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힘들다고?’ 싶더라. 시즌1때는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생활관 신이 많아서 몸이 편했다. 앉아서 대화하는게 전부니까. 시즌2때는 야외 가서 스펙터클하게 촬영하니까 육체적인 고통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훈련 강도가 시즌1보다 더 강해졌다. 연병장 뛰는 것도 힘들었다”면서도 “그러다가도 방송보거나 시청자 반응을 보면 진짜 보람된다는 느낌이 들더라. 흐뭇하고. 저희가 의도했던 거, 사소한 디테일까지 잡아내고 발견해주시니 뿌듯하다. 헛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즌3 가능성을 묻자 김민호는 “시즌2때와 비슷하게 조금씩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 워낙 시청자분들이 당장 시즌3 찍으라고 하셔서 시즌4까진 몰라도 시즌3까지는 해서 마침표를 찍고 싶은 마음이다. 감독님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시즌3때는 이렇게 할수있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럴때마다 배우들은 ‘어? 하겠는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구체적으로 논의중이란 얘기는 들은적 없어서 긍정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되겠지만 시즌3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사실 걱정이다. 시즌3는 또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니까. 과거로 갈수도 있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으니 시즌3에서도 잘 할 자신 있다”고 전했다.
김민호는 ‘신병’ 시리즈 외에 영화 ‘육사오’에서도 연달아 군인 연기를 선보였다. 그는 “군인 전문 배우라고 가끔 말씀해주시는데 군인하면 ‘가짜 사나이’, ‘강철부대’ 같은 느낌을 떠올리지 않나. 가장 군인같지 않은 제가 그런 수식어가 붙으니 민망하다. 군인은 나라를 지키는 사람인데 저는 물렁하고, 군인 이미지가 아니라 생각하는데 어쩌다 보니 군인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저야 좋다. 관심 가져주는거니까”라고 뿌듯해 했다.
그런가 하면 그는 코믹 장르 외 도전하고 싶은 장르를 묻자 “선배님들처럼 배우 일을 오래하진 않았지만 ‘이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라는 얘기를 들으면 좋더라. 저를 알아봐주시는 것보다 못 알아봐 주시면 좋겠다. ’신병’에서는 민석이를 연기했지만 나중에 다른 작품을 했을때 뭐가 됐든 ‘이 사람이 박민석이라고?’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연기를 잘 한다’는 말도 좋지만, 그런 반응에 희열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원래 다양한 역할로 변신하는 배우들을 좋아하다 보니 저도 그렇게 되고싶은 마음이 크다. 실데로 댓글 중에서 ‘‘스윙키즈’나왔던 그 사람 이 사람이야?’, ‘경이로운 소문’ 나왔을 때도 ‘이 사람이 박민석이라고?’ 이런 얘기를 볼 때 기분이 좋았다. 내가 잘했던것 같고. 계속 똑같은걸 하는 사람보다는 계속 ‘김민호가 이런 거 했네. 못 알아봤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나이 먹을 때까지도 바꾸고 도전하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현재 김민호는 차기작으로 조병규, 이열음이 출연하는 드라마 ‘낙원’ 출연을 확정지었다. 김민호는 “‘신병2’ 끝나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는데, 아무래도 몸이 편하다. 에어컨도 잘 나오고 환경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낙원’ 열심히 촬영하고,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죽을때까지 해야하니까”라고 덧붙여 기대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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