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20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C조 조별리그 1차전 인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27-25, 27-29, 22-25, 25-20, 17-15)으로 졌다.
한국은 세계랭킹 27위, 인도는 73위다. 무난하게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11년 만에 인도에 다시 덜미를 잡혔다. 지난 2012년 AVC컵 준결승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패한 바 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17년 만의 금메달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이변의 희생양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금메달 전선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주포 정지석이 허리 부상으로 빠졌고 주전 세터 한선수의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다. 주포와 컨트롤 타워가 흔들리면서 한국 전체의 흐름이 좋을 수가 없었다. 허수봉 전광인 나경복 등이 분전하면서 1세트를 고전 끝에 따냈다. 1세트 고전은 비극적인 결말의 암시였다.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인도의 피지컬로 밀어붙였고 한국을 위협했다.
나경복이 31점, 전광인과 허수봉이 각각 22점 씩을 올리면서 공격을 주도했지만 인도의 높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한국이 6개의 블로킹을 해낸 반면 인도는 12개로 한국을 가로 막았다.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에는 19개 팀이 참가해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벌여서 각 조 1,2위가 1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인도는 전날(19일) 캄보디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꺾었고 한국까지 잡아내면서 C조 1위를 확정했다. C조에는 3개 팀만 출전해 한국은 21일 열리는 캄보디아전에서 승리하면 조 2위로 12강에 진출할 수 있고 다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기력으로는 금메달도 언감생심이다. 조별리그 약체에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현재의 ‘임도헌호’라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의 금메달은 커녕 ‘항저우 참사’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냉혹한 현실을 자각하고 다시금 각성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