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시완이 영화 ’1947 보스톤’을 촬영한 뒤 느낀 이야기를 전달했다.
21일 임시완은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1947 보스톤’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로,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통해 우리의 이름을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손기정 감독과 서윤복, 남승룡 선수의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임시완은 극중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불굴의 마라토너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 국가대표 ‘서윤복’으로 분해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1947 보스톤’은 2019년 크랭크인된 작품이지만, 약 4년의 기다림 끝에 오는 9월 27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애타지 않았냐는 말에 임시완은 “저는 사실 언제 개봉하고, 언제 드라마를 찍은 게 나오고 그런 걸 무딘 편이다. ‘언젠가 나오겠지’하고 편하게 생각하는, 저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이 이례적으로 길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다림이 길었던 게 배우로서 작품을 촬영만 하고 세상에 나와서 대중에게 반응을 얻지 못하는 게 완성본은 아니구나. 배우로서는 촬영에서 고생을 하고 관객을 만나서 반응을 얻어야 이것이 생명력을 부여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저는 생명력을 부여받은 거다. 그것만으로도 소기 목적을 달성하고 기분이 좋더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극장가 상황이 긍정적인 편은 아니다. 전반적인 관객 파이 수치가 많이 줄었기 때문. 임시완은 “많이 아쉬워요. 영화를 소비하는 행태, 문화가 바뀌었기 때문에 영화를 제가 몸담고 있는 연기에 있어서 어찌됐던 그런 걸 예전에 비해 식었기 때문에 그게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또 많은 분들이 영화에 있어서 흥미를 많이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마냥 요구만 한다기보다 영화를 재밌게 생각하게 할수있을 것인가에 대해 참여 의지를 갖고 있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시대를 앞선 연출력으로 한국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강제규 감독이 ‘1947 보스톤’의 메가폰을 잡은 가운데 임시완은 “제 기억이 맞다면, 제가 어렸을 때 가족들과 같이 첫 영화를 본게 ‘쉬리’였는데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 영화에서 주는 감정을 온전히 느꼇을때 그 먹먹함이 한달이상 갔다. 저의 유년시절에 있어 지대하게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과 같이 작업을 제가 성인이 돼서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감독님의 인품이나 작품을 바라보는 눈이나 큰 그릇을 느끼게 됐고, 존경심을 느끼게 됐다. 영화를 보자마자 감사하다고 했다. 제가 보고싶어하는 결의 영화였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임시완은 함께 호흡을 맞춘 하정우에 대해서는 ”이번 작품 끝나고 되게 잘했다고 격려해주셨고, 작품을 같이 하는 동안 촬영 끝나고 같이 맛잇는 걸 먹으러 갔다. 물론 저는 거의 풀을 먹었지만”이라며 “시간을 보내면서 정우 형 자체도 세상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시다. 그런 걸 듣는 게 재밌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게 유쾌하고 밝고 릴렉스한 상태로 촬여에 들어가는 순간 집중해서 하는 걸 보고 저런 템포감을 배워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되게 유쾌하고 현장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임시완은 마라토너로 변신하기 위해 준비 기간 3개월, 촬영 기간 5개월 총 8개월간 몸을 만들고 유지하며 운동선수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고. 마라톤 장면을 찍으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었냐는 물음에 “호주에서 찍는 촬영에서 감독님이 유독 ‘괜찮겠냐’고 여러번 말씀하셨다. ‘걱정하지 마십쇼’하고 들어갔는데, 그렇게 뛰어도 뛰어도 컷이 안나더라. 촬영에서는 실제 마라톤보다는 100m 달리기처럼 전력질주하듯이 뛴다. 뛰어도 뛰어도 안 끝나고 계속 언덕이 있었다. 그땐 뛰고 나니까 진짜 다리가 많이 후덜거리더라. 왜 감독님이 그전부터 걱정을 하셨는지 알겠더라”고 회상했다.
작품을 마친 이후 임시완은 마라톤을 취미로 하는 것은 물론, 자선 행사에도 참석하며 마라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취미로 발전시킬 수 있던게 뛰다보니까 저랑 잘 맞더라. 아무 생각 없이 온전히 목표지점을 향해 가는 것이 되게 숫자적으로 명쾌하다. 10km가 목표라고 하면 걷는 만큼 깎이는 단순명료한 방식이 재밌어서 지금까지 계속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박은빈과의 약간의 러브라인이 표현되기도 했다. 호흡은 어땠냐는 말에 “은빈이랑 찍을 때 느낀 건 되게 조용하고 착한 이미지였다. 많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되게 이미지가 좋았고 인간대 인간으로서 편한 느낌”이라며 “은빈이도 그랬었는지 그 뒤로 어떠한 작품에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행사장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면 되게 반갑더라. 은빈이랑은 기억이 되게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임시완은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냐는 말에 “기준은 사실 늘 정하면서 가는 것 같다. 이게 어떤 작품을 정하는 기준이 좋은 작품이다라고 결정짓는 것과 비슷한 것 같더라. 좋은 작품의 정의를 내리는 게 굉장히 어려운 영역”이라며 “그래서 어느 때는 정말 소위 대작, 대단한 감독님과 선배님이 같이하는 게 좋은 작품인가, 그럴 확률이 높은가 고민하게 되고.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어떤 감정으로 동하는 것이 좋은 작품인가 고민한다. 외적인 측면, 그리고 감성적인 측면에서 양쪽으로 생각을 다 해보는 데, 그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다”라고 알렸다.
이번 영화로 어떤 반응을 얻고 싶냐고 묻자 임시완은 “요즘에 고자극적인, 음식으로 따지면 짠맛이 강하고, 단맛에 짠맛까지 넣은 ‘단짠단짠’ 이런 게 비중적으로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요리가 생각이 날 때도 있잖아요. 그런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이 영화가 제 구미를 완벽하게 맞춰줄 수 있는 작품 같아서 감독님께 더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이 바쁘게 돌아가는 시대에서 숨 한번 돌릴 수 있는 영화였다는 평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음식으로 치면 곤드레밥 같은 별거 아닌데 간장만 넣고 먹을 수 있는,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고 말햇다.
한편, 임시완이 출연하는 영화 ‘1947 보스톤’은 오는 27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cyki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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