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 하정우 "호놀룰루 마라톤 참가, 6시간 만에 결승선 넘어 1시간 누워있었다"[인터뷰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1 18: 30

 배우 하정우가 故 손기정·서윤복 선수를 이해하고 연기로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었다고 밝혔다.
하정우는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12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하프 코스는 해봤는데 장거리 코스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며 “42.195km를 뛰면서 중간에 걷고 뛰기를 반복했지만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그간 하프 마라톤은 뛰어봤지만 풀코스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너무 힘들더라”며 “6시간 만에 완주해 결승선을 넘었는데 들어가서도 거의 1시간 동안 잔디밭에 누워 있었다. 10km는 해봤지만 42.195km 풀코스는 처음이라 힘들었다. 마치 꿈속에서 뛰는 것처럼 달리고 싶은데 달려지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후기를 전했다.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콘텐츠지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쳐)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역을 맡았다.
실존 인물을 맡은 것과 관련, “손기정 선생님의 재단이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저는 연기할 때 보통 내 자신에서 출발하는데, 이 영화는 손기정 선생님을 먼저 생각했다. 그가 당시 어떤 심정이었을지 짐작해보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손기정 선수는 일본인 이름 ‘손기테이’로 올림픽에 참가했는데, 조선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손기정이 입은 선수복에 새겨진 일장기를 지워서 신문에 게재했다.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인해 신문들은 일정 기간 정간 당했고, 손기정은 일본의 핍박을 받아 선수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은퇴 선언을 했다.
이날 하정우는 “손기정 선생님이 핍박 받고 감시를 당하다가 아내도 잃었다. 그러다 서윤복을 만나 보스톤 대회에 출전시키기까지 엄청난 갈등과 고민의 시간을 보냈을 거 같은데 제가 그 과정을 함부로 표현할 수 없어서 조심스러웠다”며 “강제규 감독님에게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여쭤보면서 촬영 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이번 현장에서는 유난히 감독님에게 여쭤본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오는 9월 27일(수) 극장 개봉한다.
/ purplish@osen.co.kr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