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배우 전여빈이 ‘거미집’에서 70년대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통가발을 썼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2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앤솔로지 스튜디오, 공동제작 바른손 스튜디오·루스이소니도스)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전여빈은 극중 김열 감독의 스승인 신감독의 조이자, 신성필림 창립자 신회장의 딸로 영화사 재정을 담당하는 신미도 역을 맡았다. 숙모인 제작자 백회장이 일본 출장 간 사이, 김열 감독의 수정 대본을 읽고 걸작을 예감하고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유일한 인물.
이날 전여빈은 “집중과 리듬 에너지를 고취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드라마를 병행하고 있었는데, 다소 상이한 캐릭터라서 연기적으로는 구분이 갔다.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체력적 한계가 느껴질 때 있었는데, 스스로 벽을 깨보자는 미도의 열정의 자세를 끌고 왔다. 모든 시간이 끝날 즈음엔 미도에게 너무 고맙더라. 미도라는 인물 자체가 주저앉아 있는 것 같은 저를 일으켜주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극중 70년대 배경을 위해 스타일링도 변신했던 점에 대해 “우선 의상팀과 분장실장님께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주셨다. 통가발을 썼는데, 커트도 해보고 가장 미도스러운 걸 협력해서 찾아봤다”며 “옷도 김지운 감독님이 미술적으로 섬세하셔서 조끼 한 장도 몇십 벌 갈아입었다. 원단도 하나하나 찾아보시고, 제가 그렸던 미도의 느낌은 베스트나 가죽재킷을 입었을 같아서 그런 그림이 서로 맞았다”고 전했다.
이어 “미도 옷이 마음에 든다고 했고, 제작에 참여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메이크업은 기본으로 할 수 있는 정도만 구현했다”며 “아무래도 가발을 쓰다보니 가짜처럼 보이면 안되니까 여러 개를 써봤다. 근데 가짜처럼 보이는 부분에도 귀여움이 있더라. 더벅머리 같기도 하고”라고 표현해 웃음을 안겼다.
전여빈은 미도를 어떻게 구현하려고 했냐는 질문에 “미도의 방식과 전여빈의 방식은 다르긴하다. 미도는 정확하지만 거칠고, 저는 정확하지만 좀 더 유연한 방법을 택하려고 한다. 점점 배워나가는 것은 이 일이라는 것이 나 혼자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를 살펴야하고, 결국에는 소통이 일구어내는 순간이기 때문에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미도는 열정은 있었지만, 누군가 마음을 들여다본 건 아닌 것 같다. 방법이 아주 서툰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도는 이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있었고, 저도 어쨌든 좋은 배우가 되길 열망하고 있으니 그런 열정은 아직도 닮아있는 것 같다. 배우라는 일이 사실은 선택을 받아야하는 직업이니까. 마음의 뜨거움, 노력과는 완전 일치하지 않을 수잇다. 열심히 하면 확률은 높아질 거라는 건 믿지만, 불확실성으로 인해 포기하지 못하겠더라. 그런 게 미도랑 맞닿아 있었고, ‘중꺾마’ 마음이 김열 감독, 미도에게 적합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여빈은 “근데 요즘에는 ‘중요한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하더라. 이것도 너무 맞는 말이더라. 저도 그동안 꺾였던 적이 많은데, 그냥 나를 사랑하고 믿어주고 그냥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김열 감독과 미도에게 그런 순간이 끊임없이 왔던 것같다. 그래도 이들은 뚫고 나가려고 하는 마음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여빈이 출연하는 영화 ‘거미집’은 오는 27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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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른손이앤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