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전여빈이 ‘거미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지운 감독, 송강호, 정수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전여빈은 22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제작 앤솔로지 스튜디오, 공동제작 바른손 스튜디오·루스이소니도스)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전여빈은 극중 김열 감독의 스승인 신감독의 조카이자, 신성필림 창립자 신회장의 딸로 영화사 재정을 담당하는 신미도 역을 맡았다. 숙모인 제작자 백회장이 일본 출장 간 사이, 김열 감독의 수정 대본을 읽고 걸작을 예감하고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유일한 인물.
이날 전여빈은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대선배 송강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묻자 “저는 보통 김지운 감독님을 생각하면 ‘조용한 가족’이나 ‘반칙왕’을 떠올릴 수 있는데, 제가 ‘장화, 홍련’이 인생작 중 하나다. 그래서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이 컬러링이었다. 그래서 임수정 선배를 얼마나 좋아했겠냐”며 “김지운 감독님과 첫 작품은 아니다. ‘밀정’, ‘인랑’에서 아르바이트할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연이 닿아있었다. 좋은 영화계 선배라는 걸 인지한 상태였고, 디렉티 받을 일은 없다보니 감독님께 디렉팅을 받는 건 어떤 소통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 선배와 김지운 감독님이 인연이 깊다보니까 촬영 당시에는 ‘두분이 20년이나 된 사이라니,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부럽다’는 생각을 막연이 했었고, 배우로서는 강호 선배와 눈을 마주보고 에너지를 주고 받는 게 꿈이었다. 실현할 기회가 왔으니 좀 더 마음을 강하게 먹자고 했다. 배우대 배우로서 내가 표현해야할 것을 제대로 직면하자. 꿈과 다르게 마음을 이성적으로 먹고, 최대한 후회하지 않게 꺼내놓을 수 있도록 각오가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전여빈은 “너무 존경하는 선배였지만 배우대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실망감을 주지 않고 싶었다. 그래도 설레고 들뜨는 마음은 어쩔 수 없더라. 현장은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이 모든걸 흡수하고 싶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현장이었다. 현장을 마치고 느낀 건 확실히 전과 다른 내가 되는 것 같다. 기쁨을 많이 느꼈던 현장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뿐만 아니라 전여빈은 정수정과의 격투신(?)에 대해 “과격해보이는데, 저희는 서로 굉장히 아꼈다. 제가 제작발표회에서 ‘학창시절에 정수정 마음에 안 품은 여자 없다’라는 말로 짤이 돌더라. 제가 너무 아끼는 사람이라 함부로 대하고 싶지 않더라. 투수정(임수정, 정수정)을 어떻게 안 사랑할 수 있겠냐”고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우리가 실제로 뺨을 때리거나 머리를 잡지는 않았다. 합을 맞춰서 최대한 과격해보일 수 있도록 연출한 장면이고, 그래서 리허설을 많이 했다. 또 신체적인 위협감이나 위압감에도 걱정이 됐지만, 제가 하는 대사가 좀 센 편이다. 그런 대사를 친다는 게 마음이 안좋아서 수정이한테 같은 동료이자 친구로서 케어를 하고 싶어서 자주 들여다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여빈이 출연하는 영화 ‘거미집’은 오는 27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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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른손이앤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