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추석부터 개천절까지 6일이라는 황금연휴가 찾아왔다. 긴 연휴인 만큼 많은 인파가 고향으로 혹은 여행지로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귀성길, 여행길을 책임질 웹툰을 추천한다.
조선시대에도 북쪽의 세력을 경계하기 위한 특수부대가 있었다. 세종은 국경을 넘어와 약탈과 납치를 일삼던 여진족을 견제하기 위해 ‘체탐인’이라는 특수첩보조직을 창립했다. ‘체탐인’은 비밀리에 국경을 넘나들며 여진족의 동태를 살피고 이 정보를 통해 북방 오랑캐에 대한 국방을 강화했다. 네이버 화요웹툰 ‘체탐자’는 이런 ‘체탐인’을 배경으로 한 사극 액션 활극이다. 여진족에 가족을 잃은 주인공 ‘귀영’이 ‘체탐인’이 되어 활약하는 모습을 그렸다. 세종대왕, 최윤덕 장군, 이순몽 장군 등 실존 인물을 등장시켜 사실감을 높였다. 사극 웹툰을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웰메이드 작품으로 ‘백XX’의 병장 작가가 프로듀서 겸 스토리 작가로 참여했다.
레트로 열풍을 이끈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웹툰으로 제작된다면 아마도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아빠의 유품인 오래된 휴대폰으로 011로 시작하는 번호의 전화가 걸려 온다. ‘충일’이 전화를 받자 상대방은 자신이 그 휴대폰의 주인이라고 말한다. 보이스 피싱으로 치부하고 전화를 끊는 순간, ‘충일’의 주변은 포장마차촌과 촌스러운 패션이 난무하는 과거의 잠실사거리로 변해 있다. 설상가상으로 핸드폰 주인이라는 일당과 시비까지 붙는다. 그런데 저 사람이 진짜로 휴대폰의 주인이다. “그럼 당신이 내 아빠라고?” 2003년을 배경으로 한 타임슬립 코믹 액션 웹툰 ‘얼짱시대’다. 아직까지도 명작으로 회자되는 <인생존망>의 박태준 작가와 전선욱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2000년대 유행하던 문화를 고스란히 녹여내 독자들로 하여금 진한 추억과 향수를 자아낸다. 네이버웹툰 토요일 연재작이다.
2024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원작은 웹툰 ‘유쾌한 왕따’다. 체계가 무너진 디스토피아에서의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한 ‘유쾌한 왕따’는 2014년부터 약 18개월에 걸쳐 연재됐고 지난여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영화화됐다. 지진으로 인해 학교 지하에 갇힌 학생들.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진 공간에서 학생들은 자신만의 가치와 방식으로 서로를 이용하며 생존하고, 어렵게 지하에서 탈출하지만 지상은 기대한 것과 달리 황폐하기 그지없다. 폐허를 뚫고 가까스로 살던 아파트에 도착하지만 그곳은 이미 예전과는 다른 사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웹툰 속 이야기를 각색한 영화다. ‘유쾌한 왕따’는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매주 토요일 재연재 중이다. 영화와 원작을 비교하며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유쾌한 왕따’ 원작자 김숭늉 작가는 작품의 속편을 기획하고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케일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캐슬2’는 누아르 웹툰의 정수다. 전작 ‘캐슬’을 통해 누아르 웹툰의 새로운 지평을 연 정연 작가는 ‘캐슬2’로 또 한 번 그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어둠의 세계 절대 권력 ‘캐슬’에 복수를 꿈꾸는 특급 킬러 ‘김신’은 ‘캐슬’을 붕괴시키기 위해 ‘캐슬’의 일원이 되는 적과의 동침을 결심하지만 ‘캐슬’을 구성하는 기존의 세력은 물론 ‘캐슬’에 새롭게 합류한 세력에게조차 위협을 받는다. 전작의 매력적인 캐릭터는 물론 더욱 촘촘해진 스토리와 눈 뗄 수 없는 액션 그리고 예상치 못한 전개까지. n회차 정주행의 대명사 ‘캐슬2’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이번 연휴를 통해 그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웹툰의 스크롤조차 부담스럽다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애니메이션 채널 ‘빵빵이의 일상’을 추천한다. 밉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매력을 가진 주인공 ‘빵빵이’와 다혈질에 왈가닥인 빵빵이의 반쪽 ‘옥지’가 펼치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병맛 코믹물로 그려내 큰 웃음을 선사한다. 영상 당 약 5분 정도의 길이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빵빵이의 일상’의 구독자 수는 약 170만 명에 달한다. 지난 8월에서 진행된 팝업스토어는 약 2만 명이 방문해 ‘슬램덩크’를 넘어서는 흥행을 하기도 했다. 최근엔 ‘빵빵이 건배사’까지 등장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