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깔고 스킨십"…'30일' 정소민, 작정하고 망가졌다[인터뷰](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6 13: 50

 ‘30일’ 홍나라(정소민 분)의 삶은 고군분투의 연속이다. 영화 PD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새 영화 계약을 해냈지만, 남편과의 가정생활에 불화가 끊이질 않는다.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남자 노정열(강하늘 분)과 결혼했음에도 연애할 때 느꼈던 감정이 언젠가부터 사라지면서다.
자신만의 단단한 내공을 쌓아온 나라의 일상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 정소민(34)은 평소보다 더 산뜻한 톤으로 작품 속에 녹아들었다. 망가짐을 불사한 표정 연기가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연인과의 달달한 로맨스로 설렘을 안긴다.
정소민(34)은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어제 VIP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 반은 관객의 마음으로, 반은 참여한 사람의 마음으로 봤다. 제가 나오면 긴장하면서 보다가 안 나올 때는 웃으며 재미있게 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새 영화 ‘30일’(감독 남대중, 제공배급 ㈜마인드마크, 제작 영화사울림, 공동제작 티에이치스토리)은 드디어 D-30,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정열(강하늘 분)과 나라(정소민 분)의 코미디 로맨스로 오는 10월 3일 극장 개봉한다.
‘30일’은 전날 오후 VIP 시사회를 진행한 바. ‘주변 지인들의 반응이 어땠느냐’는 물음에 “제 앞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미있게 봤다고 해주시더라”며 “언론시사회 때나 홍보를 위해 저희 팀을 만나면 ‘이런 반응이 있다’는 리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리고 제가 평소 팬카페에 자주 들어간다”고 답했다.
정소민은 강하늘과 더불어 조민수, 김선영, 윤경호, 송해나, 엄지윤 등과의 호흡이 좋아서 관객처럼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소화한 나라와 싱크로율이 낮다는 정소민은 “나라는 ESTP 같다. 저와는 정반대다. 한 글자도 겹치는 게 없다. 많이 다르다”고 비교하며 “나라는 자신을 표현함에 있어서 불 같은 면이 있다. 내지르는 편인데, 저는 평소 그렇지 못하다. 평소의 나의 모습과 달라서 어떤 면에서는 시원했다”고 비교했다.
정소민은 ‘영화처럼 남편과 동반 기억상실증에 걸려도 또 한 번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거 같냐’는 물음에 “상대방에게 끌린 이유가 분명 있을 거 같다. 기억을 잃었어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을 거 같다”고 예감했다.
‘30일’은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혼을 결심한 두 남녀의 방대한 서사를 담는다.
결혼에 대해 정소민은 “이 작품을 하기 전에도 결혼은 하게 되면 하는 거고 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다. 촬영을 끝내고 나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게 역시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장애물,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사람들이 대단하다 싶다”고 밝혔다.
이어 정소민은 “제가 미리 부모님께 결혼을 안 할 수도 있다고 얘기를 해놓아서 그런지 부모님도 ‘빨리 결혼하라’는 말씀은 안 하신다. 그래서 추석에도 명절 스트레스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소민은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 이후 8년 만에 강하늘과 재회했다. “‘스물’과 비슷해 보일까 봐 걱정한 부분은 전혀 없다. ‘스물’ 때도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다들 동갑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저희가 연기 경력이 낮아서 꼬물거렸다면 각자 경력이 쌓인 상태에서 다시 만나니 다른 의미로 편했다. 서로 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그때는 저희가 20대였는데 30대가 된 후 ‘30일’로 만나니 뭔가 세계관이 이어지는 거 같다. 그런 생각은 안 했는데 주변에서 그렇게 말씀을 해주셔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부부의 이야기인 만큼 정열과 나라의 애정신은 수위가 높은 편. 이에 정소민은 “대본상에는 스킨십이 그렇게 세지 않았다. 어제 처음 영화를 봤는데 좀 세게 나와서 놀랐다. 하늘이가 열심히 하더라.(웃음) 촬영 전에 서로 어떻게 하자고 얘기하는 게 더 민망하지 않나. 현장에서 그냥 철판 깔고 했다”고 회상하며 부끄럽게 웃었다.
그러면서 정소민은 “‘스물’을 마치고 나서도 훈훈했지만 ‘30일’을 마친 후엔 고등학교 동창처럼 가까워졌다. 저희 둘 다 사람들에게 막 대하는 성격은 아닌데 저희끼리는 서로 막말을 할 정도로 편안해진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정소민은 강하늘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은 남대중 감독과도 두 번째 만남이다. 남 감독의 전작 ‘기방도령’(2019)에 출연했던 그녀는 “남대중 감독님이 따뜻하신 분이다. 당연히 신뢰가 커서 이번에도 믿음이 있었다. 남 감독님은 드립에 진심이다. 별로 안 웃긴 개그를 던져놓고 상대방이 ‘뭐야?’라고 하는 것도 즐기신다. 대단하다 싶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남 감독님에게 감사했던 부분 중 하나가 애드리브를 많이 열어주셨다. 감독님과 사전 미팅을 통해 대본에 관한 얘기를 정말 많이 나눴는데 감독님이 ‘나 역시 남자이기 때문에 남자의 마음에 익숙할 수밖에 없다. 나라의 감정에 대해 많이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제가 아무리 준비를 해도 감독님들이 열려있지 않으면 구현이 불가한데 남대중 감독님은 스펀지처럼 배우들의 의견을 100% 들어주셨다. 그래서 현장에서 즉석으로 만들어진 게 본편에 많이 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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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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