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수순?' 모우라, 토트넘 떠나 브라질서 우승...친정팀에 '11년 만' 트로피 선물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27 00: 51

루카스 모우라(31)가 복귀한 친정팀 상파울루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상파울루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이스타지우 두 모룸비에서 열린 2023 코파 두 브라질 결승 2차전에서 CR 플라멩구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앞선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상파울루는 1, 2차전 합계 점수 2-1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모우라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결승전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1차전과 2차전 모두 선발로 나서서 경기장을 누볐다. 다만 그는 코린치앙스와 4강 2차전에서 2-0을 만드는 귀중한 추가골을 터트리며 팀을 결승으로 이끈 바 있다.

[사진] 루카스 모우라 소셜 미디어.

[사진] 상파울루 소셜 미디어.

상파울루의 트로피 갈증을 해소하는 11년 만의 우승이었다. 상파울루는 지난 2012년 모우라와 함께 코파 수다메리카나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11년간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모우라가 돌아오자마자 다시 한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길었던 트로피 가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 상파울루 소셜 미디어.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우라는 지난 8월 상파울루로 복귀했다. 지난 2013년 1월 팀을 떠났던 그는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약 6년, 토트넘 홋스퍼에서 5년 반을 보낸 뒤 다시 친정팀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과 눈물로 작별한 그는 상파울루와 올해 끝까지 계약을 맺으며 브라질 무대로 돌아왔다.
모우라는 토트넘에서 '기적의 사나이'로 불렸다. 그는 지난 2018-2019시즌 아약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로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암스테르담의 기적'을 썼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지만, 그 덕분에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UCL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세웠다. 하지만 모우라는 이후로 쭉 하락세를 걸었고, 토트넘을 떠나 상파울루와 재회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 상파울루 소셜 미디어.
당시 모우라는 "감정이 회오리처럼 몰아친다. 아직 모두 그대로인 것 같다. 여기에서 지냈던 시간을 떠올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돌아온 것을 보니 매우 감동적이고 기쁘다. 내 경력과 가족에게 특별한 순간"이라며 "나는 이 팀을 아들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자식들이 태어났을 때 나는 그들에게 상파울루 유니폼을 입혔다. 항상 클럽을 따르고, 경기를 보려 노력하고, 아버지가 이 팀에서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클럽에 대한 애정을 전달하려 한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모우라는 미구엘(5)과 페드로(3) 두 아들 앞에서 우승을 일궈내며 약속을 지켰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뒤 피치 위에 주저앉아 거의 오열하다시피했고, 아들의 목에 우승 메달을 걸어줬다. 11년을 기다린 상파울루와 모우라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사진] 루카스 모우라 소셜 미디어.
[사진] 루카스 모우라 소셜 미디어.
한편 모우라는 토트넘을 떠나자마자 우승에 성공한 또 한 명의 선수가 됐다. 토트넘은 지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5년째 무관에 그치고 있지만, 토트넘을 떠난 선수들 중에는 우승을 맛본 선수들이 많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루카 모드리치와 가레스 베일은 제외하더라도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르베이럴트, 탕귀 은돔벨레, 키어런 트리피어, 후안 포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수많은 사례가 있다.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탈트넘은 과학'이라는 농담까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모우라까지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 팬들은 '역시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 '더 선'에 따르면 팬들은 모우라의 우승 소식에 "당연히 그랬다", "아이러니하다! 선수들은 토트넘을 나가면서 트로피를 받는다", "트로피를 따낸 또 한 명", "정말 믿을 수 없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