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길도 말했듯이 ‘도적:칼의 소리’의 진짜 주인공은 이호정이라고 해도 손색 없다. 모델 출신 배우로 액션 연기에 도전한 이호정은 ‘언년이’라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며 국내외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도적:칼의 소리’(이하 도적)는 1920년 중국의 땅, 일본의 돈, 조선의 사람이 모여든 무법천지의 땅 간도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하나 된 이들이 벌이는 액션 활극으로, 지난 22일 공개됐다.
이호정은 돈이 되면 무슨 일이든 하는 총잡이 언년이 역을 맡았다. 모델 출신으로 2016년 MBC 드라마 ‘불야성’을 통해 배우로 발을 내디딘 이호정은 ‘청년경찰’,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인질’, ‘알고있지만,’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스펙트럼을 넓혔다. ‘도적’에서도 풍성한 액션과 특유의 언변이 돋보이는 티키타카로 재미를 선사했다.
이호정은 ‘도적’을 통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액션 연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호정은 “액션이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고, 잘해내야 했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훈련을 많이 가긴 했는데 현장에서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계속 수정해 가면서 연습했다. 액션 스쿨 등에서 합을 많이 맞췄고, 6개월 정도 기초 훈련을 포함해 1년 6개월 동안 액션 스쿨을 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액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타박상 등 부상 속에서도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일어선 이호정은 “팔, 다리가 길어서 액션을 하면 허우적대는 것처럼 보일까봐 우려한 부분도 있다. 우려가 많아서 신경을 써서 액션을 했는데 다행히 가볍고 경쾌하게 나와서 시청자 분들에게 색다른 느낌을 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호정이 만난 ‘언년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2차까지 간 오디션을 통해 ‘언년이’ 역에 캐스팅된 이호정은 “1부부터 8부까지 대사를 모두 외워서 갔다. 많이 구르고 살아 남기 위해 애쓰는 친구였기에 짱돌 같다고 느꼈다. 그렇게 표현을 했고,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런 모습을 좋아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호정은 “언년이와 나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일을 해나가는 방식이나 삶에서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비슷하다. 말 뱉는 방식, 사용하는 방식 등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다른 부분이 하나 있다면 언년이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달랐기에 연기하면서 재미있는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에 사투리 연기까지, 이호정은 ‘도적’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호정은 “사투리를 쓴다고 해서 ‘내가 지금 사투리를 쓰고 있어’라고 표현하는 순간 과해질 것 같았다. 내가 말하듯이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사투리의 리듬 같은 걸 놓치고 싶지 않아서 녹음을 해서 들으며 리듬은 살리고 ‘사투리를 쓰고 있어’라는 느낌을 뺐다”고 말했다.
이호정의 열정에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남길은 그를 ‘도적’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칭찬했다. 이호정은 “너무 감사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현장에서 정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선배님과는 액션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다. 캐릭터적인 부분도 많이 이야기했다”며 “김남길이기에 더 크게 다가왔다. 오래 해야 하는 촬영이고, 계속 마주치는 인물이라 불편하게 다가가면 선배님도 어려워하실 것 같아서 더 다가간 부분이 있다. 편하게 잘 지내고 싶어서 주접을 떨기도 했다”고 웃었다.
또한 이호정은 “촬영 거의 끝날 즈음에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장래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다. 엄청나게 길게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2시간 정도였다. 뼈와 살이 되는 말을 해주셔서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남길도, 이호정도 ‘도적’ 시즌2를 열망했다. 앞서 김남길은 인터뷰에서 ‘도적’ 시즌2는 이호정과 치정멜로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호정은 “재미있을 것 같다”며 “시즌2가 나온다면 언년이의 마음이 더 풀렸으면 한다. 못 견뎌서 틱틱거리긴 할 것 같다. 사춘기 중학생처럼 할 것 같긴 한데 어떻게 풀릴지도 궁금하다. 못다한 이야기들도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호정이 준비한 ‘언년이’는 국내외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호정은 연기 호평에 대해 “재미있다, 신선하다라는 말을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언년이가 극 중에서 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거운 이야기 중에서도 언년이가 나오면 재미있었으면 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도적’은 내 연기 인생에 있어 기름을 부어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연료를 채워줬다. 그동안 연기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운이 좋게도 좋은 사람들과 작품, 캐릭터를 만나서 시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도적’은 내게 연료가 된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언년이’라고 하면 드라마 ‘추노’에서 이다해가 연기한 ‘언년이’가 가장 유명했다. ‘도적’ 이호정은 ‘추노’ 언년이를 뛰어 넘었을까.
“쉽지 않네요. ‘언년아~’가 너무 유명하잖아요. 뛰어 넘고 싶네요. 넘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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