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X임시완 '1947 보스톤', 국뽕 없어도 감동적인 42.195km [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9 12: 22

광복 직후 살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과 항일 의식을 내세운 작품이라, 무조건적으로 한국을 찬양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차분하고 평온하게 객관적 시선으로 우리 역사를 풀어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콘텐츠지오,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빅픽처)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렸다.
실존 인물인 故손기정(하정우 분), 故서윤복(임시완 분), 故남승룡(배성우 분), 故백남용(김상호 분·극 중 이름 백남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생전 이들이 가졌던 사명감과 승리의 쾌감을 담아낸 것이다.

1936년 열린 베를린 올림픽에 남승룡 선수와 국가대표로 출전한 손기정 선수. 그는 2시간 29분 19초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일장기를 단 모습으로 1위의 기쁨을 누릴 수밖에 없었다.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일본 경찰의 감시의 대상이 된 손기정은 결국 선수 생활을 접고, 감독으로서 자신과 닮은 듯한 신예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를 훈련시킨다. 열의 끝에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서윤복은 2시간 25분 39초의 전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서윤복이 금메달을 따기까지 손기정과 의견 대립을 보이지만 결국 화합하며 공동의 목표를 이뤄나간다. 손기정, 서윤복으로 각각 분한 하정우와 임시완은 그들이 그 시대에 왜 달려야만 했는지 극 전체에 개연성을 부여했다.
특히 마라톤 풀코스 42.195km의 길고 긴 레이스 과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극 중간중간 긴장감을 부여해 몰입도를 높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1947 보스톤’은 손기정이 서윤복을 구원하는 감동 드라마를 추구했다기보다, 성장의 길목에 선 두 사람 간의 동등한 협업을 통해 한민족의 공통 정서로 향했다. 
매 작품 그랬던 것처럼 스크린 속 하정우와 임시완의 연기가 어느새 진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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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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