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은 괜찮다는데 왜…” 美 의사만 고집하는 외인의 시즌 아웃, 단장도 감독도 답답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30 06: 40

국내 의료진은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냈지만 선수가 계속해서 투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선수가 내세우는 근거는 고국인 미국 의료진의 소견인데 구단은 이 상황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 아담 플럿코는 LG와 29년 만에 우승 도전을 함께할 수 있을까. 
LG 염경엽 감독은 지난 29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플럿코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염 감독은 “플럿코는 남은 정규시즌에 못 나온다. 본인이 던지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플럿코는 본인 몸이 가장 중요한 선수다”라며 “추석 연휴 끝나고 국내에서 다시 정확한 검진을 해서 판단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플럿코는 부진한 케이시 켈리를 대신해 전반기 LG의 에이스를 담당했다. 지난해 15승(5패)의 기세를 이어 올해 전반기 17경기에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로 선발진의 중심을 잡았다. 전반기로 기간을 한정하면 다승 2위, 평균자책점 3위였다. 효자 외인으로 불리는 에릭 페디(NC), 라울 알칸타라(두산), 웨스 벤자민(KT)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LG 아담 플럿코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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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럿코는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7월 25일 수원 KT전 이후 감기몸살 증상을 겪다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며 한동안 휴식을 가졌다. 이후 8월 중순 복귀해 15일 대구 삼성전, 20일 인천 SSG전, 26일 창원 NC전을 담당했지만 26일 경기서 4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병원 검진 결과 왼쪽 골반뼈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LG 아담 플럿코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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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럿코는 회복을 거쳐 9월 23일 잠실구장에서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10월 2일 수원 KT전 복귀가 목표였다. 당시 염 감독은 “불펜피칭 하는 것을 봐서는 전혀 문제없다. 내일 던져도 되는 몸이다”라고 플럿코의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결국 플럿코 본인이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을 갖지 못하며 복귀전이 연기됐고, 29일 최종 시즌아웃이 확정됐다. 
플럿코는 한국이 아닌 미국 주치의의 진단 결과를 근거로 들어 투구를 주저하고 있다. 염 감독은 “플럿코는 항상 미국에 검진 자료를 보내는 것 같다. 처음에 다쳤을 때 현지 5주 진단이 나왔지만 국내 검진 결과 기간이 당겨졌다. 국내에서는 괜찮다고 했다”라며 “난 충분히 할 이야기를 했다. 이제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본인이 못 던진다고 하는데 던지게 할 수는 없다. 연휴 끝나면 구단 지정병원의 정확한 검진을 통해서 최종적으로 정할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LG 아담 플럿코 / OSEN DB
염 감독이 “최종적으로 정한다는 것”은 플럿코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 여부다. 염 감독은 “검진 이후 본인 의지를 타진할 것이다. 국내 검진 결과 충분히 문제없다는 소견이 나왔는데 본인이 미국 쪽에 알아보고 판단을 하고 있다. 그걸 내가 억지로 누를 순 없다”라며 “우리도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 누가 선발이고 중간인지 통보를 해야 한다. 미리 플랜을 세우고 준비하는 것과 그냥 준비하는 건 엄청난 차이다. 시즌이 끝난 뒤 가을야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 선수들이 우왕좌왕하지 않고 제대로 준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LG는 최악의 경우 플럿코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음 주 검진 결과 이상 소견이 없고, 플럿코가 이를 받아들인 뒤 가을야구를 준비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이지만 작년부터 그의 행보를 봤을 때 투구를 계속해서 거부하는 플랜 또한 결코 배제할 수 없다. 
LG 아담 플럿코 / OSEN DB
염 감독은 “플럿코가 내 말을 100% 듣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스토리가 있다. 난 그 스토리를 바꿔놓고 싶었다. 플럿코가 팀 소속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움직인 것이다”라며 “못 던지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 할 수 없는 것이다. 본인 인생이다. 본인 의지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전날 현장에서 만난 LG 차명석 단장 또한 “우리나라에서 괜찮다고 하는데 왜 안 된다고 하는지…”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29년 만에 정규시즌 1위 매직넘버를 6으로 줄인 LG는 플럿코의 이탈로 외국인투수 1명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도전하게 됐다. 물론 지금의 선발진으로도 충분히 1위는 가능해보이지만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로 향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외국인투수 2명이 원투펀치를 맡아줘야 대망의 통합우승 확률을 높일 수 있다. LG는 토종 선발진이 강한 팀도 아니다.
플럿코의 다음주 병원 정밀 검진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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