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축 조롱+인종차별+황당 변명에도..."오시멘, 나폴리 고소 안 한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30 11: 16

빅터 오시멘(25, 나폴리)이 충격적인 모욕에도 참고 넘어가기로 결심했다.
'풋볼 이탈리아'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오시멘 에이전트 로베르토 칼렌다는 나폴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나폴리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오시멘을 모욕하는 듯한 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그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장면을 조롱한 것도 모자라 인종차별로 보이는 '코코넛송'까지 게시했다.

[사진] 빅터 오시멘.

[사진] 나폴리 소셜 미디어.

오시멘은 지난 25일 볼로냐전에서 페널티킥을 놓쳤다. 그는 0-0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27분 키커로 나섰지만, 공은 골대 밖으로 벗어났다. 이후 오시멘은 후반 41분 교체됐고, 뤼디 가르시아 감독에게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는 그대로 득점 없이 끝났고, 오시멘은 가르시아 감독에게 사과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도를 지나쳤다고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대로 갈등은 가라앉는가 싶었다.
[사진] 빅터 오시멘과 뤼디 가르시아 감독.
하지만 며칠 뒤 나폴리가 사고를 터트렸다. 나폴리는 27일 틱톡에 오시멘이 실축하는 영상을 올리며 조롱거리로 만들었고, 오시멘의 얼굴에 "나는 코코넛이다"라는 노래를 넣은 영상까지 공개했다. 
논란이 일자 나폴리는 빠르게 해당 영상을 삭제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단순한 모욕을 넘어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오시멘도 소셜 미디어 프로필에서 나폴리 관련 이미지를 모두 삭제했다.
오시멘 에이전트 측은 고소까지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칼렌다는 공식 성명을 통해 "틱톡 계정에 영상을 올린 나폴리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번 일은 지금까지 가짜 뉴스와 싸우며 고통받아 온 오시멘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우리는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다. 오시멘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나폴리는 부랴부랴 성명을 올리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문제였다. 나폴리는 "소셜 미디어, 특히 틱톡에서는 표현적 언어가 가볍다. 또 장난스러운 방식으로 사용되곤 한다. 조롱할 의도가 없었다"라며 "오시멘이 어떤 식으로든 기분이 상했다면 이는 클럽의 의도가 전혀 아니었단 것을 알린다"라고 변명만 했을 뿐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 사실상 사과문이 아닌 변명문이었다.
[사진] 우디네세전에서 득점을 올린 빅터 오시멘.
그럼에도 오시멘은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는 모양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칼렌다는 나폴리를 고소하지 않기로 정했다. 나폴리 소셜 미디어 관리자의 사과와 성명문 덕분에 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시멘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선발 출전해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그는 지난 28일 우디네세와 경기에서 전반 39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그 덕분에 나폴리도 리그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두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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