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혜영이 '같이 삽시다'에서 목숨을 건 탈북 과정을 밝혔다.
1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약칭 같이 삽시다)에는 김혜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북한 출신의 김혜영은 가족들과 함께 탈북해 '귀순 배우 1호'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다. 북한에서 태어나 25년, 한국에 온지 25년이 돼 오랜 시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아찔했던 탈북 과정에 대해 솔직하게 밝혔다. 동생들과 함께 꽁꽁 언 압록강을 총을 피해 건넜다는 것. 그러나 압록강만 건넌다고 끝이 아니었다. 김혜영은 "저희가 먼저 왔고, 어머니 아버지가 나중에 건너와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건너오자마자 어떤 할아버지가 숨겨주겠다고 하시더라. 그 집에 갔는데 할머니가 계셨는데 저희만 두고 잠깐 나가시는 거다. 그런데 문을 밖에서 잠그셨다. 안 되겠다 싶어서 동생들 먼저 저를 밟고 가라고 내보냈고 못 나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저도 담장을 넘었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랑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2시간 정도 기다리는데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김혜영은 "어머니 아버지 만나고 바로 한국에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산길 내려가는데 사고가 났다. 사고가 나니 중국 경찰 공안이 오면 우리가 잡힐 수 있었다. 공안이 갈 때까지 차 밑에 있었다. 다섯 식구가 꼭 안고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간신히 한국 대사관에 갔는데 안 받아주더라. 하도 받아달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리고 중국이 북한에서 온 사람들 돌려보내라고 지시를 내린 때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빠 친구분 도움으로 빈 아파트에 7개월을 숨어 살았다. 난방은 생각도 못했다. 찬 바닥에 군용 모포를 깔고 살았다. 나중에 나올 때 그 담요를 짜니까 물이 나오더라. 습기 때문에. 북한을 떠나 서울에 오기까지 1년 8개월을 버텼다. 가족이 떨어져야 할 뻔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찢어지면 영영 못 볼 수 있다고 생각하셔서 죽어도 같이 죽자고 하셨다"라고 해 뭉클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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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