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프리킥' 홍현석 '쉿'에 송민규 '더 해봐' 세리머니까지...'인내 끝' 완벽했던 대회 첫 선발출전 [오!쎈 항저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0.02 11: 07

중국 5만 관중을 뒤흔들며 '도발' 세리머니를 펼친 송민규(24, 전북)는 이 경기가 대회 첫 선발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팀은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8강 중국과 맞대결을 펼쳐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을 상대로 만반의 준비를 해온 중국, 여기에 홈 팬들의 열기까지 합쳐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의외로 중국 홈팬들은 한국의 경기력에 쉽게 '침묵'했다.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한국 홍현석이 프리킥 선제골을 작렬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2023.10.01 / dreamer@osen.co.kr
전반 20분 홍현석의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 골이 나온 뒤가 특히 그랬다. 홍현석은 프리킥을 골문에 꽂아 넣은 뒤 검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쉿' 제스처를 표했다. 관중들에게 조용히하라는 의미였다.
도발은 이어졌다. 전반 35분 조영욱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한 송민규는 두 손을 귀에 가져다 대며 '더 해보세요'를 뜻하는 제스처로 상대를 도발했다.
이 경기 황선홍 감독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에이스' 이강인과 '주포' 정우영, 그리고 이들과 2선에서 합을 맞췄던 엄원상을 모두 벤치로 보냈다. 대신 송민규, 고영준, 안재준을 선발로 세웠다. 왼쪽 측면 수비수로는 '와일드카드' 설영우 대신 박규현을 선발로 기용했다.
송민규는 부상 여파로 이번 대회 첫 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3차전과 4차전엔 교체로 출전해 짧은 시간을 소화했다. 경기에 출전해서도 뚜렷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은 송민규를 선발로 세웠다. 그간 최고의 결정력을 뽐내던 정우영 대신 그 자리에 송민규를 기용했다.
속도보다 저돌적인 돌파, 크로스, 힘으로 버티는 장면, 그리고 직접 득점까지 기록한 송민규는 이 경기 충분히 합격점을 받았다.
1일 오후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가 열렸다.전반 한국 송민규가 팀 두번째 골을 작렬시킨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3.10.01 / dreamer@osen.co.kr
앞서 3차전이 열리기 전 인터뷰에 나섰던 송민규는 "당연히 1차전부터 뛰고 싶은 마음이 굉장히 컸지만, 그런 몸 상태가 되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굉장히 컸다. 2차전에서도 또 뛰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를 지켜봤다"라며 "공격수라면 당연히 골을 넣어야 한다는 욕심도 있어야 하고 자신감도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끝내 정상 폼을 회복한 송민규는 황선홍 감독의 믿음에 득점으로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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