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울렁증? 국내용 징크스? 국제 무대만 서면 작아지는 ‘무적 LG’ 구원왕 [오!쎈 사오싱]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10.03 06: 20

KBO리그에서는 난공불락의 특급 소방수. 하지만 국제 무대만 서면 작아진다. 이쯤 되면 ‘대표팀 울렁증’ 혹은 ‘국내용 징크스’라고 해야 하나.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투수이자 '무적 LG'의 구원왕 고우석의 이야기다. 
1군 통산 139세이브를 거둔 고우석은 지난해 42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15세이브를 거두며 LG의 선두 질주에 이바지했다. 이처럼 국내 무대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무리 투수지만 대표팀 승선 후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서 부진과 부상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고우석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고우석이 투구하고 있다 2023.09.24 / soul1014@osen.co.kr

그는 “항상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동기 부여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회에서 부상 때문에 못 던졌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이번에는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해 던지고 싶다”고 했다. 
고우석이 캐치볼을 하고 있다. . 2023.09.24 / soul1014@osen.co.kr
또 “국제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늘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대표팀 감독님께도 같은 마음이다.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둬 설욕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욕심이 되지 않도록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절치부심의 각오로 항저우에 입성했지만 첫 등판부터 아쉬움을 남겼다. 2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1사구 2실점으로 삐걱거렸다. 
0-2로 뒤진 8회 한국의 5번째 투수로 나선 고우석은 1사 후 우녠팅에게 2루타를 얻어맞았다. 곧이어 리하오위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션하오웨이를 1루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짓는 듯했지만 린즈하오에게 싹쓸이 적시타를 내줬다. 
가뜩이나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2점 차가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고우석이 2점 더 헌납하며 0-4로 벌어졌다. 그만큼 승리는 멀어지고 패배는 가까워졌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일단 고우석이 마무리다. 1이닝 던지는 걸로 했는데 우리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고 했다. 고우석마저 무너지면서 어쩔 도리가 없다는 의미였다.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가 진행됐다.8회초 대표팀 고우석이 역투하고 있다. 2023.09.26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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