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불안 요소?' 김민재, 철벽 모드+완벽 패스로 증명...롱패스만 8개 '배달 완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04 07: 12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불안 요소'라는 비판에 실력으로 화답했다.
뮌헨은 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FC 코펜하겐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뮌헨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6점(2승)으로 조 선두를 달렸다. UCL 조별리그 36경기 무패 행진 기록(33승 3무)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반면 홈에서 아쉽게 패한 코펜하겐은 1무 1패에 그치며 승점 1점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뮌헨은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해리 케인, 킹슬리 코망-자말 무시알라-리로이 자네, 요주아 키미히-콘라트 라이머,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로 나섰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재는 최근 독일 현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이저(황제)'로 뽑히거나 토마스 투헬 감독의 극찬을 들었지만, 지난 1일 라이프치히전 2-2 무승부 이후 쓴소리를 들었다.
투헬 감독은 경기 후 "개개인의 엉성한 수비가 있었다"라며 "김민재가 일대일로 나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우파메카노도 그를 지키지 않고 뛰쳐나가면서 공간을 내줬다.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는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독일과 뮌헨 레전드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더 직설적인 지적을 내놨다. 그는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라며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럼에도 투헬 감독은 다시 한번 김민재-우파메카노 듀오를 선발로 내세웠다. 두 선수는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수비 라인을 끌어 올렸다. 중앙선 너머까지 올라가 팀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고, 때로는 직접 공을 몰고 미드필더보다 높이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전반 4분 상대 공격수 모하메드 율류누시에게 뒷공간을 허용하긴 했지만, 빠르게 달라붙어 슈팅 각도를 잘 좁히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로는 철벽 모드였다. 김민재는 상대 스리톱을 잘 막아내며 전진을 허용하지 않았고, 우파메카노와 번갈아 서로의 공간을 메워줬다. 후반 7분엔 박스 안에서 한발 빠른 움직임으로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을 차단했고, 측면으로 달려가 크로스까지 완벽히 막아냈다. 김민재는 동료들을 바라보고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김민재에게 책임을 묻긴 어려웠다. 그는 후반 10분 크리스토페르 클라에손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슈팅을 발로 막아냈다. 하지만 이어진 루카스 레라허의 슈팅까지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클라에손의 첫 슈팅을 막아낸 것만 해도 김민재의 집중력을 알 수 있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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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 차례 측면으로 열어주는 롱패스를 뿌리며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트피스에서도 우월한 제공권으로 머리에 공을 맞히며 공격을 돕기도 했다.
이날 김민재는 볼 터치 115회를 기록하면서 패스를 91차례(99회 시도)나 성공적으로 연결했다. 키패스도 1회 있었다. 롱패스 성공률 역시 67%(8/12)에 달했다. 김민재의 반대 전환 패스는 답답한 뮌헨 공격에 활로를 제공하곤 했다.
뮌헨도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역전승을 일궈냈다. 뮌헨은 양 날개 킹슬리 코망과 리로이 자네가 부진하며 공격에 애를 먹었지만, 기어코 경기를 뒤집으며 강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22분 무시알라가 개인 드리블로 수비를 벗겨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37분엔 마티스 텔이 귀중한 역전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골키퍼와 수비를 무너뜨리고 침착하게 공을 내준 토마스 뮐러의 어시스트가 빛나는 장면이었다. 김민재도 마지막까지 상대 기회를 끊어내며 승리를 지켜냈고, 마지막 순간 웃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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