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자멸→꼴찌 추락' 맨유, 그저 한숨만..."주말 애들 축구 보는 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04 09: 31

"일요일 학교 축구 같다."
안방에서 스스로 무너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굴욕적인 평가를 들었다.
맨유는 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에 2-3으로 패했다. 

[사진] 에릭 텐 하흐 감독.

이로써 맨유는 바이에른 뮌헨전 패배에 이어 연패에 빠지며 2경기 승점 0점에 그쳤다. 순위도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반면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거둔 갈라타사라이는 1승 1무, 승점 4점으로 뮌헨(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올라섰다.
끝없는 부진이다. 맨유는 이번 패배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연패를 기록하며 UCL 조별리그를 시작했다. 또한 리그를 포함해 최근 7경기에서 5패를 기록하게 됐다. 올 시즌 성적도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경기 4승 6패에 불과하다.
[사진] 멀티골을 넣고도 패배한 라스무스 회이룬.
경기 내용도 최악이었다. 맨유는 회이룬의 득점으로 앞서 나갈 때마다 빠르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따라잡혔다. 회이룬이 전반 17분 강력한 헤더로 선제골을, 후반 21분 감각적인 왼발 칩샷으로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트렸으나 소용없었다. 맨유는 허술한 수비로 윌프리드 자하와 무하메드 케렘 아크튀르콜루에게 두 번이나 동점골을 허용했다.
여기에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가 대형 사고까지 터트렸다. 그는 후반 31분 박스 안에서 치명적인 패스 실수를 저지르며 상대에게 공을 뺏겼다. 결국 카세미루가 이를 저지하려 태클을 날렸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마우로 이카르디가 실축하며 한숨 돌리긴 했지만, 맨유는 남은 15분여를 10명으로 싸우게 됐다.
결국 맨유는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역전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36분 다빈손 산체스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단숨에 이카르디에게 연결됐다. 일대일 기회를 잡은 이카르디는 완벽한 오른발 칩샷으로 오나나를 무너뜨리며 페널티킥 실축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맨유는 승점 1점을 위해 동점골을 노려봤지만, 소득을 얻지 못했다. 가정 폭력 논란 이후 복귀한 안토니와 앙토니 마샬을 모두 투입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결국 맨유는 갈라타사라이에 역전패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갈라타사라이가 UCL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 건 지난 2013년 3월 샬케전 승리 이후 10년 만이다.
안방에서 무너진 맨유는 거센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여자 축구선수 출신 이지 크리스티안센은 영국 'BBC 라디오 5'에 출연해 "지금 맨유는 상처 입은 동물 같다. 경기력은 괜찮았지만, 경기를 충분히 제어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 윙어였던 팻 네빈 역시 "맨유는 경기에서 이길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라며 "마커스 래시포드가 슈팅해야 할 때 패스한 게 대표적이다. 선수들이 서로를 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사진] 리오 퍼디난드.
맨유 선배들도 혹평을 쏟아냈다. 리오 퍼디난드는 'TNT 스포르트'를 통해 "맨유는 칼에 썰리는 버터처럼 잘려 나가고 있다"라고 "학교 축구, 일요일 축구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팀엔 조직력이 없다. 창피한 일이다. 이건 챔피언스리그다. 공간에 대한 인식과 위험 인식이 부족하다. 오늘 밤 그 모습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폴 스콜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충분하지 않다. 끔찍한 결과"라며 "실망스럽다. 맨유가 그렇게 나쁘게 플레이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경기전 얘기는 모두 득점 부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는 경기의 수비적인 면을 무시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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