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우스 보고 있나?' 김민재, 또 '카이저' 극찬..."골보다 좋은 기회 막았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04 13: 20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는 '불안 요소'가 아니었다. 그가 다시 한번 '카이저(황제)'로 우뚝 자리했다.
뮌헨은 4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A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FC 코펜하겐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뮌헨은 후반 10분 루카스 레라허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22분 자말 무시알라의 동점골과 후반 37분 마티스 텔의 역전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 덕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6점(2승)으로 조 선두를 달렸다. UCL 조별리그 무패 행진 기록도 36경기(33승 3무)로 늘어났다.

[사진] 단단한 수비를 펼치며 '카이저'로 선정된 김민재.

김민재는 이날도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진을 꾸렸다. 뮌헨은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 킹슬리 코망-자말 무시알라-리로이 자네, 요주아 키미히-콘라트 라이머,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스벤 울라이히가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는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수비를 책임졌다. 둘은 중앙선 너머까지 올라가 팀 동료들과 공을 주고받았고, 때로는 직접 공을 몰고 미드필더보다 높이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기도 했다.
[사진]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물론 위기가 아예 없진 않았다. 김민재는 전반 4분 모하메드 율류누시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빠르게 달라붙어 슈팅 각도를 잘 좁혔고, 다행히 실점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로는 김민재의 활약이 계속됐다. 뮌헨은 미드필더진 보호도 부족한 만큼 상대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는 서로의 공간을 메워주며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특히 김민재는 몇 차례나 전진 패스를 끊어내며 집중력을 자랑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7분 나온 연속 차단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박스 안에서 한발 빠른 예측으로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끊어냈고, 그대로 측면으로 달려가 크로스까지 막아냈다. 원맨쇼를 펼친 김민재는 동료들을 향해 포효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김민재는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그는 측면으로 열어주는 롱패스를 뿌리며 공격 전개의 시발점 역할을 맡았다. 김민재의 발끝에서 나오는 반대 전환 패스는 답답한 뮌헨 공격의 활로가 되곤 했다.
[사진] 김민재를 지적한 로타어 마테우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경기 후 평가에서 김민재를 '카이저'로 선정했다. 매체는 "카이저: 김민재"라며 "오늘 수비진 전체가 탄탄했지만, 김민재가 선택을 받았다. 로타어 마테우스의 비난 후에 그가 단단한 수비를 펼치는 게 재밌다. 골은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사실 김민재는 앞선 슈팅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골로 연결된 장면보다 더 좋은 기회였다"라고 칭찬했다.
앞서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직격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일 라이프치히전 무승부(2-2) 이후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뛰어난 모습이 아니다. 그는 바이에른의 '불안 요소'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먼저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탈리아에서 쌓은 위대한 영예를 고려하면 아직 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33년 만의 나폴리 우승을 이끌며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로 뽑힌 만큼,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채찍질이었다.
그리고 김민재는 곧바로 증명에 성공했다. 그는 철벽 수비를 펼치며 '카이저'로 인정받았고, 경기 최고 평점까지 차지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그에게 양 팀 출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7.7점을 부여했다.
김민재의 활약은 숫자로도 드러난다. 이날 그는 90분간 볼 터치 115회, 패스 성공률 92%(91/99), 롱패스 성공 8회(12회 시도), 기회 창출 1회, 공중볼 경합 승률 71%(5/7), 걷어내기 5회, 가로채기 3회, 최종 태클 1회, 리커버리 11회를 기록했다. 걷어내기와 리커버리, 가로채기, 롱패스 성공 횟수 모두 최다 수치였다.
[사진] 콘라트 라이머.
[사진] 토마스 투헬 감독.
한편 오랜만에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콘라트 라이머와 토마스 투헬 감독은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바바리안 풋볼은 "라이머와 투헬이 형편없는 플레이의 범인이었다. 라이머는 지난 주말 라이프치히를 상대로 무너졌고, 이번에도 부진을 이어갔다. 투헬 감독은 팀을 지도하는 방법을 모른다. 간단하다"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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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이에른 뮌헨 소셜 미디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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