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의 연습이 벌써 시작됐다. 사방이 유리벽인 연습실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의 동선과 안무를 점검한다. 트레이닝 담당자들은 댄스 동작의 개선점을 짚어내 일러준다. 트레이너의 지시를 따를 수록 동작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칼 군무’는 척척 맞아 들어간다. 이들이 훈련 중인 곳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하이브 T&D(Training & Development)’로, K-팝 아티스트들의 요람으로 불리는 곳이다.
‘K-팝 시스템의 세계화’를 표방한 글로벌 오디션 프로젝트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은 한국에서 진행되는 두번째 미션을 이곳 T&D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참가자 다니엘라는 하이브 T&D 센터의 훈련방식을 한마디로 '올 인 원(All-In-One) 트레이닝’이라고 표현했다. 댄스, 노래부터 표정연기, 무대매너까지 팝 아티스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배울 수 있다는 뜻이다.
드림아카데미 참가자들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이같은 K-팝 육성시스템 안에서 미션1을 수행했다. ‘더 데뷔: 드림아카데미’의 T&D를 총괄하는 미씨 파라모(Missy Paramo) 시니어 T&D 프로그램 매니저는 하이브 아메리카 소속으로 지난 수년간 하이브의 육성 시스템을 전수 받고, 육성 시스템을 현지 사정에 맞게 최적화해 왔다.
하이브 T&D에서 만난 파라모 매니저는 “하이브의 K-팝 육성 방법론을 현지화하기 위해 문화적 차이는 물론 프로젝트 파트너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참가자 개개인의 의견까지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참가자들이 K-팝 트레이닝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으나, K-팝의 방법론에 미국 현지 예술학교의 교육과정 등을 일부 반영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용한 데다, 참가자들의 남다른 성실성 덕분에 안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팝 스타가 될 수많은 경로 중에 왜 드림아카데미를 선택하고 하이브 T&D까지 오게 됐을까.
참가자 대다수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중예술분야의 경험을 쌓아 왔지만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은 생소하다. 그럼에도 하이브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 자신들을 팝 스타의 길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에 따라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다니엘라는 “보컬, 연기, 발레 과정을 개별적으로 접한 적은 있지만, 하이브의 T&D 시스템처럼 전문적이고 세분화된 교육은 처음”이라며 “이런 교육은 다른 곳에서 배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 댄서의 꿈을 키워 온 에밀리(미국)는 “오디션을 준비하기 단기 과정을 경험해 본 적은 있지만, 팝스타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연습에 쏟음으로써 내 주도 하에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에게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등 하이브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거쳐간 T&D센터에서의 훈련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니엘라는 “우리가 K-팝의 상징적 아티스트들이 커리어를 시작한 공간에 와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하와이 출신 참가자 메간은 “한국 연습실은 미국 보다 훨씬 커 놀랐고, 다른 연습생들을 많이 마주쳐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점심 시간을 마치고 하이브 용산 사옥으로 이동했다. 용산 사옥에서의 스피치 트레이닝과 콘텐츠 촬영을 거친 뒤에야 참가자들의 하루 일과는 끝났다.
인정현 HxG 수석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는 “전 세계 다양한 문화권에서 모인 참가자들이 단체 활동을 전제로 하는 연습생 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됐다”면서 “그간 K-팝 트레이닝 시스템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 근면성실 등의 덕목이 성공을 위해 필요한 전 세계적 가치임을 참가자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과 가장 가까이서 오랜 시간을 보내온 파라모 매니저는 “참가자들은 SNS처럼 좀더 쉽게 자신을 알리고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 이른 시간부터 연습에 매진하는 등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mk3244@osen.co.kr
[사진] 하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