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구상에도 없었던 24살 갑툭튀 포수, KIA 10년 안방 태평성대 이끌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10.10 11: 00

10년 안방걱정 없앨까? 
KIA는 2009년 우승을 이끌었던 김상훈 배터리코치가 은퇴한 이후 프랜차이즈 포수는 물론 마땅한 주전포수가 없었다. 2017년은 SK포수 김민식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우승을 했다. 김민식과 한승택이 안방을 분점했으나 타격이 신통치 않았고 수비도 튼실하지 못했다. 이른바 포수리스크가 계속 존재했다. 
2022시즌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수혈해 안방 걱정을 지우는가 싶었다. 2023 신인 2라운드 지명권, 10억원, 김태진까지 내주었다. 박동원은 시즌을 미치고 FA 권리를 얻자 LG 트윈스로 이적해 우승포수로 활약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KIA는 2024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주효상을 긴급수혈했다.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2023 시즌을 준비하면서 여전히 안방 리스크가 커보였다. 포수전력이 풍부한 삼성과 트레이드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트레이드 일시 중단을 선언했다. 한승택과 주효상의 분발을 기대했고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아울러 2군에 신범수, 김선우 등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구상이었다. 
한준수라는 포수는 전혀 2023 전력구상에 들어있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학생야구시절 천재소리를 들으며 2018년 1차 지명을 받았으나 2019년 7타석에 들어선 것이 유일했다. 입대전에는 체중도 많이 불어 기대를 받지 못했다. 2022년 연말에 현역복무를 마치고 제대했으니 전력에 넣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저 2군의 백업포수라도 잘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실제로 한승택-주효상 체제로 개막을 맞이했으나 타격부진이 심각했다. 계다가 부상까지 당했다. 신범수가 올라와 투지를 보이며 힘을 보탰고 김선우도 마스크를 꼈다. 두 선수의 투혼으로 안방살림을 꾸렸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한준수는 2군 주전포수들이 1군에 올라가는 바람에 2군에서 꾸준히 마스크를 썼다. 
그때부터 기량이 일취월장하기 시작했다. 전역후 심기일전해 다시 야구를 해보겠다는 의지가 넘쳤다. 체중도 20kg 이상 감량해 의지를 보여주었다. 타격도 정교함을 갖추어 3할9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어쩌면 1군에서 활용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고 실제도 6월25일 콜업을 받았다. 
김태군의 트레이드를 단행한 7월5일 SSG 인천경기에서 선발마스크를 쓰더니 홈런과 2루타 포함 3안타에 3타점까지 기록했다. 제2의 포수가 새롭게 등장한 날이었다. 이후 꾸준히 김태군의 백업포수로 제몫을 했다. 윤영철의 전담포수에서 점점 출장기회를 넓혀갔다. 김태군에게서 노하우도 얻었다. 
지난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광주경기에서는 1-1로 팽팽한 8회 2사 1,3루에서 상대 좌투수가 올라오자 우중간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터트렸다. 프로 첫 결승타였다. 전날에도 선취타점을 올리면서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아직은 85타석에 불과하지만 타율 2할7푼8리 2홈런 12타점 OPS 0.726를 기록중이다. 
타격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다. 포수로도 조금씩 인정을 받고 있다. 한준수는 "경기에 나가면서 상황들이 조금씩 읽을 수 있다. 볼배합도 어떻게 하는지 읽혀진다. 상황 판단을 빨리빠리 캐치해야되고 그것이 잘 되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분석도 하지만 경기중에 다를 수 있다. 그것을 빨리 캐치해야 경기운영이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전력구상에도 없었던 갑툭튀 포수가 어엿한 제2의 포수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24살의 나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10년 안방 걱정을 없앨 수도 있다는 희망도 생긴다. 과연 한준수는 그 희망을 실현시킬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주전으로 도약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끊임없는 노력을 동반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제 시작이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