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의 부모가 큰아들의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방송인 박수홍 친형 부부에 대한 공판 8차 공판이 진행된 가운데, 박수홍의 부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앞서 박수홍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친형 부부가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2021년 4월 친형 부부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친형 박씨가 박수홍 명의의 통장과 주민등록증, 인감도장, 공인인증서를 받아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수백회에 걸쳐 28억 9500여만원을 임의로 사용했으며, 허위 직원을 등록해 19억원을 횡령했다고 파악해 그를 구속 기소했다. 또한 박수홍의 친형 부부는 이번 소송으로 발생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박수홍 출연료 통장에서 인출했으며, 이에 박수홍의 형수 이 씨도 일부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박수홍의 부모가 증인으로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박수홍은 이번 공판에 참석하지 않아 만남이 이루어지지는 못했다.
박수홍의 부친은 검찰 측 증인으로, 박수홍의 모친은 피고인의 증인으로 참석했다. 가장 먼저 부친을 향한 검찰 측의 심문이 이어졌다. 검찰 측은 예금거래 실적증명서를 근거로 들어 증인 신문을 했다. 박수홍 부친의 명의로 된 계좌에는 친형 부부가 운영했던 연예기획사 라엘, 메디아붐으로부터 박수홍 부친에게 주기적으로 거액이 입금된 내역이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출금 내역에는 박수홍의 형수 A씨, 관리비, 손자 교육비 등이 적혀 있었다.
이와 관련해 박수홍의 부친은 해당 계좌를 '비자금 명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홍이는 여자를 좋아한다. 한번은 어떤 여자하고 7~8년을 사귀었는데, 몇 달 뒤에 그 여자가 울면서 ‘오빠가 나랑 헤어지자고 하더라’라고 하더라. 그건 둘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않나. 그런데 3일 후 수홍이가 어머니에게 와서 통장을 달라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그맨 하면 세금 떼고 품위 유지비 떼고 하면 얼마나 안 나온다. 유재석 신동엽도 처음에는 4~500만 원 쯤 얼마 돈을 못받았다. 거기에다가 돈을 달라고 하니, 비자금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다"라면서 "수홍이가 여자와 사귀다 헤어지면 뭘 사준다. 그럼 제가 돈을 줘야 하는데, 수표는 기록에 남지 않나. 그래서 현금을 찾아달라고 해서 현금을 줬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수홍의 부친은 2021년 초, 박수홍이 친형의 횡령을 주장한 기사를 접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그는 "당시 기사를 접하고 내가 수홍이 집으로 갔다. 매일 수홍이의 집을 치우기 위해 방문했기 때문에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이 안 열리더라.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이라 화가 났다. (그동안) 형이 자신의 뒤를 다 봐줬는데 보복하니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싶었다. 내가 큰애(박수홍의 친형)에게 맞고소하라고 하기도 했다”라며 "지금도 왜 맞고소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된다. 수홍이는 김다예에게 차를 사주기 위해 계약까지 했다”라고 분노했다.
특히 그는 "제가 30년 넘게 수홍이 뒷바라지를 해줬다. 방에 있는 콘돔까지 다 치워줬다. 그런데 오지 말란 소리도 하지 않고 비밀번호를 바꿔버리니 열을 받지 않나. 그래서 열을 받아 소화기로 대문을 내려치기도 했다"라면서 "큰아이는 너무 절약했고, 박수홍은 너무 돈을 잘 썼다. 그게 못마땅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왜 박수홍이 친형을 고소했다고 생각하나'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는 "김다예를 만나서다. 김다예가 박수홍의 재산이 탐나서, 그래서 이 작당을 한 것 같다. (박수홍이) 미XX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불어 부친은 박수홍 친형의 횡령 가능성에 대해 "하늘이 무너져도 그런 일은 없다"라고 강조하며 "수홍이가 여자를 너무 좋아한다. 내가 아는 이름만 여섯이다. 산부인과에 간 여자도 안다"라며 "형이 뒤처리를 해주기도 했는데, 그러고 우리보고 ‘빨대’라고 한다. 세상 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나. 이렇게 핍박받아 가면서 돈을 모아줬는데, 이제 와서 부모를 빨대라고 한다"라며 "특히 수홍이 변호사는 제발 방송 좀 안 했으면 좋겠다. 1년 반 만에 수홍이는 나에게 인사도 안 하고, 큰애는 수갑을 차고 있다. 성질이 내가 안 나나. (박수홍이) 나를 쳐 놓고 본인이 앰블란스 불러서 아버지를 폭력으로 만들기도 했다. 역지사지로 생각해 봐라. 환장한다"라고 강조했다.
피고인의 증인으로 등장한 박수홍의 모친 역시 연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세무사, 노 변호사, 김다예. 이렇게 셋이 수홍이에게 다 계획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언론에서 '부모가 박수홍을 착취했다'라고 언급하는 것에 대해 분노하며 "걔가 나이가 몇 살이냐. 엄마 말대로 다 하겠냐. (결혼하겠다고) 다예를 데리고 왔길래, 나이가 너무 어려서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했다. '미우새' 출연 당시라, (잘못되면) 나는 정말 망신당한다. 나 ‘미우새’ 안 나가고 싶은 거 알지 않나. 네가 나온다니까 나오는 거 아니야. (라고 설득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그렇게 말한 것밖에 없다. 그런데 언론에는 ‘엄마가 빨대를 꽂았다’고 한다. 이런 미XX들이 어디서. 성질이 난다. 저것들이 쓰레기지, 내가 쓰레기인가. 어디서 뒷담화하냐?"라고 분노했다. 또한 '박수홍이 부모 반대로 결혼을 못 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도 "우리 아들이 자기가 만나다가 그만둔 거지. 어느 엄마가 세상에. 그런 소리 하지 마라"라고 항변했다.
박수홍의 주변인들을 향한 비방도 서슴지 않았다. 박수홍의 모친은 "손헌수 이것도 잡아넣을 거다. 자기가 뭘 아냐. 윤정수 같은 경우는 수홍이랑 오래 다녔는데, 바른말만 한다. 그렇게 바른말 하는 애들은 다 떨어지고 클럽 다니는 미XX들과 몰려다니더니 눈빛이 달라졌다. 재판에 들어올 때 걔 눈빛을 보고 ‘큰일 났구나 쟤’ 생각했다 생각하면 끔찍하다. 나쁜 것들이 다 몰려들었다"며 "이것들 완전 나쁜 것들이다. (주변인들이) 가족을 쑥대밭을 내놓은 거다. 내가 죽으려고 머리까지 밀었다. 너무 화가 났다. 진짜 죽고 싶어도 약이 없어서 못 죽었다"라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수홍 모친의 분노는 변호인과 검사 측도 말릴 수 없었다. 질문 중간에도 발언을 이어갔고, 판사의 질문에도 억울함을 연신 드러내며 언성을 높였다. 최종 발언에서도 모친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는 "내가 수홍이를 못 봐서 화가 나고, 언론 이렇게 떠들면 안된다. 사람 죽이는 거 한 순간이다. 오죽하면 내가 머리를 밀었겠나. 이거 정말, 팀이 있다. 기자 세 명과, 노 변호사, 그리고 김다예. 다 한 패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속 TV에 나와서 지껄인다. 다예도 결혼하면 남편이 돈이 많으니까 다소곳이 집에 있어야지. 돈 많으면 놀러 다니던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칠판에 대고 억울한 사람들을 지가 다 구제 해주겠다더라. 어떻게 우리 집안을 이렇게까지 망가트려 놓고 (그럴 수 있나)"라면서 "기자들도 우리 아들(큰아들)을 공격을 막 한다. 정당한 말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세상이 어디 있나. 우리는 곧이 곧대로 살았다. 다들 죄인은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나는 정말이다. 고2짜리 손주가 ‘너네 아버지 사기꾼이래’라고 했다더라. 우리가 국민들을 이렇게 속여서는 안된다. ‘미우새’도 다 찾아봐라. 난 한 번도 거짓말 한 적 없다"라며 법정을 나서는 순간까지 언성을 높였다.
한편 9차 공판은 11월 1일 오전 11시 1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