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포구 실수+산책 주루 논란까지…멀어진 3위, 이대로 5위에 만족하는 건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0.16 07: 00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며 간절함이 사라진 것일까. 두산이 라이벌 LG 상대로 무기력한 역전패를 당하며 준플레이오프 직행의 꿈이 희박해졌다. 
두산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2-5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을 통해 총력전을 선언했다.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에 만족하지 않고 최대한 높은 순위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하겠다는 비장한 각오가 느껴졌다. 이 감독은 “아직 축하받을 일이 아니다. 이제 1차 목표를 달성했을 뿐이다”라며 “남은 3경기 중 오늘(15일)이 가장 중요하다. 절대 질 수 없기 때문에 있는 전력을 모두 가동하겠다”라고 밝혔다. 

두산 베어스 / OSEN DB

두산 김재호 / OSEN DB

두산은 경기 전 SSG, NC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최근 3연승 상승세에 힘입어 6위 KIA의 추격을 따돌리고 3위 싸움을 재점화시켰다.
오는 16~17일 순위 경쟁팀 SSG와 운명의 2연전을 앞두고 있어 자력 3위를 위해선 15일 승리가 절실했다. 이 감독이 “여기까지 온 이상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 한다”라고 다시 한 번 필승 의지를 다진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두산 베어스 / OSEN DB
선취점은 두산의 차지였다. 2회 선두 양석환이 2루타로 물꼬를 튼 뒤 강승호가 희생번트, 김인태가 볼넷으로 1사 1, 3루를 만들었고, 박준영이 1타점 내야안타를 날리며 0의 균형을 깼다. 박준영의 강습타구가 LG 3루수 문보경의 가슴을 맞고 튀어나온 사이 3루주자 양석환이 홈을 밟았다. 
그러나 두산 타선은 더 이상 타오르지 못했다. 계속된 1사 1, 2루서 장승현이 3구 삼진, 김재호가 유격수 직선타에 그쳤고, 6회 호세 로하스-양석환의 연속안타로 맞이한 2사 1, 2루 찬스는 강승호의 1루수 땅볼로 무산됐다. 
7회에는 두산 가을행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38세 베테랑 김재호가 설렁설렁 뛰는 산책 주루 논란을 일으켰다. 2사 1루서 등장해 유격수 방면으로 땅볼을 날린 상황. 유격수 오지환이 타구를 힘겹게 백핸드 캐치한 뒤 스텝이 꼬이며 한 템포 늦게 1루에 송구했고, 순간 접전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무난한 아웃이었다. 김재호가 1루를 향해 전력을 다해 뛰지 않은 결과였다. 김재호는 경기 후 두산 공식 SNS와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서 팬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4회말 2사 만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LG 문성주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아쉽게 놓치고 있다. 2023.10.15 /jpnews@osen.co.kr
8회 로하스의 솔로홈런으로 2-5 3점 차 추격을 가한 두산은 9회 1사 후 김인태가 중전안타, 박준영이 볼넷으로 1사 1, 2루 밥상을 차렸다. 총력전을 선언한 이 감독은 체력이 고갈된 양의지를 대타로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양의지가 병살타를 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수비에서는 승부가 결정 난 4회가 가장 아쉬웠다. 1-0으로 리드한 4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두산 선발 김동주가 문보경을 1루수 야수선택 처리했고, 대타 문성주 상대로도 좌중간 외야 뜬공을 유도했지만 타구가 중견수 정수빈의 글러브에 맞고 떨어지는 불운이 따랐다. 물론 잡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중견수가 다른 선수도 아닌 ‘수비의 달인’ 정수빈이었기에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 사이 누상에 있는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2회초 1사 3루에서 두산 양석환이 선제 득점을 올리고 이승엽 감독, 김한수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2023.10.15 /jpnews@osen.co.kr
두산은 이날 패배로 4연승 좌절과 함께 공동 3위 그룹에서 이탈해 단독 5위(74승 2무 66패)로 떨어졌다. 시즌을 2경기 남겨둔 가운데 3위 NC와 1경기, 4위 SSG와 0.5경기 승차가 생겼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선 16일과 17일 SSG를 모두 잡고 동시에 NC가 KIA와의 2경기를 모두 패하길 바라야 한다. 앞의 시나리오 중 하나라도 조건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2년 전처럼 가을야구를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기에 5위로 시즌을 마칠 경우 원정에서 무조건 2승을 거둬야 다음 스테이지 진출이 가능하다. 
두산은 16일 라울 알칸타라, 17일 최승용이 차례로 출격한다. SSG 또한 로에니스 엘리아스와 김광현 원투펀치로 맞불을 놓은 상황.
기적의 3위를 위해선 선수단 전체의 투혼과 단합이 필요해 보인다. 15일 LG전 같은 플레이가 나온다면 홈팬들과 가을을 함께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backlight@osen.co.kr
5회초 두산 이승엽 감독이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3.10.14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