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준기가 만개한 연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광식)이 후반부를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이준기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만능 배우’의 면모를 또다시 입증했다.
지난 ‘아라문의 검’ 9-10화에선 은섬, 사야 두 형제와 타곤(장동건)의 악연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모습이 전해졌다. 타곤은 사야에게 네가 살기 위한 방법은 탄야(신세경)를 죽이는 것이라며 검을 건넸다. 그러나 사야는 이내 비취산을 마시는 것을 택했고, 마지막으로 “당신은 나한테 죽을 거야. 기억해요. 내 얼굴을”이라는 말을 남겼다. 이 장면에서는 사야의 탄야에 대한 짝사랑과 그동안 쌓아왔던 양자이자, 이그트로서의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나 보는 이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겼다.
이어, 아스숲에서 아고와 결전을 벌이던 타곤은 은섬의 얼굴을 보고 사야의 말이 떠올라,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은섬, 사야의 배냇벗, 이나이신기가 모두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챈 타곤에게 은섬이 또한 ‘재림 아라문해슬라’도 될 것이라며 여유롭게 받아쳤다. 타곤은 결국 이성을 잃고 달려들지만, 은섬은 칸모르를 타고 멀리 퇴각해 버렸다. 이준기의 몸을 사리지 않는 빛나는 액션 열연은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한편, 정의롭고 굳센 은섬의 ‘참리더’ 다운 순간들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두 형제의 아버지인 라가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도발하는 타곤의 앞에서도 은섬은 흔들리기도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아라문해슬라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답했다. 특히, 직접 불을 지르러 가겠다는 은섬의 굳건한 눈빛에서 드러난 아고군을 진심으로 위하는 ‘이나이신기’ 은섬의 마음은 깊은 울림을 안겼다.
이처럼 이준기는 눈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액션 연기와 촘촘한 서사를 느낄 수 있는 감정 열연으로 극의 중심을 지켜나가고 있다. 또한, 전장을 누비고 있는 은섬과 죽음을 면하고 깨어난 사야 두 캐릭터 모두 완벽 동기화된 이준기의 빈틈없는 1인 2역은 극적 텐션을 조율하며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아라문의 검’이 단 두 회차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피 튀기는 아고군과 아스달군 중 과연 진정한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호기심이 커져간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아라문의 검’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