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부부가 등장했다.
16일에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13년만에 결혼식을 앞둔 부부가 소통부재로 이별을 고민하고 있는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남편은 화장실이 편하다며 새벽에 퇴근 후 집에 들어와 화장실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공개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부부는 13년만에 결혼식을 앞두고 첫 웨딩촬영에 나섰다. 아내는 떨리고 설레했지만 남편은 태연하게 집에서 가져온 양말을 신었다. 이 모습을 본 아내는 황당해했다. 남편이 정장양말이 아닌 짧은 양말을 갖고 온 것. 남편은 "정장 양말 없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집에서 없었으면 가다가 편의점에서 하나 사자고 하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남편은 묵묵부답이었다. 아내는 준비성 없는 남편의 모습이 탐탁치 않아 했다.
남편은 정장을 갈아 입고 아내를 기다렸다. 아내는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지만 남편은 아내를 보고 칭찬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내는 아무런 리액션이 없는 남편을 보면서 서운해했다. 게다가 남편은 웨딩 촬영을 하면서도 내내 무표정했다.
아내는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리액션도 없고 반응도 없다. 그런 사람이라고 해도 웨딩촬영 내내 무표정이었다.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돈 들어가는데 결혼식은 왜 하냐는 생각같다"라고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부부는 외갓댁에 맡겨둔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으로 가던 중 뒤에 탄 아이의 카시트 벨트가 풀렸다. 남편은 이걸 확인하고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결국 아내는 아이 카시트 벨트가 풀린 걸 확인하고 빨간불 신호에 도로 한복판에서 내려 아이 벨트를 다시 채워줬다.
남편은 당시 아이가 가만히 있어 벨트가 풀린지 몰랐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남편은 둔감한 면이 있다. 생각하는 과정에서 약간 정지되는 부분이 있다. 아내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속도가 빠르다. 이런 상황에서 부딪힐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아내의 화가 아이들에게 간다. 평소면 다정하게 말할 엄마지만 화가 나니까 막 후다닥 해준다"라며 "말이 늦는 셋째가 '엄마 무섭다'라고 했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한편, 이날 아내는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쏟으며 남편에게 소리쳤다. 아내는 "1년에 한 번 정도 이런다"라며 "물건을 다 부신 적도 있는데 아이들이 이 모습을 보니까 후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답답한 마음은 알지만 그런 행동은 절대 안된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나 하나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가정을 깨기 싫다"라며 "가족만이 나를 잡아준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서가 1번, 2번이 아이들 때문이다. 아내에게 그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 거다. 식모 아닌 식모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두 사람은 오은영의 힐링 리포트를 받고 달라지는 모습을 약속했다. 또 남편은 아내를 위해 깜짝 프러포즈를 준비해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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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