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구 무실점 선발 교체, 홈 관중에 야유 받은 감독 "인기 없는 결정이란 것을 알지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10.20 20: 02

삼진을 9개나 잡은 무실점 선발투수를 70구 만에 교체했다. 홈 관중들의 야유까지 나온 이 결정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애리조나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치러진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4선승제) 3차전을 2-1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반격의 1승으로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만들었다. 
승리의 주역은 9회 끝내기 안타 포함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한 케텔 마르테였지만 선발투수 브랜든 팟을 빼놓을 수 없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5⅔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 애리조나 브랜든 팟.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토레이 로불로 감독이 브랜든 팟을 교체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LCS 1~2차전에서 애리조나 원투펀치 잭 갤런과 메릴 켈리를 상대로 홈런 3방씩 터뜨리며 화력을 뽐낸 필라델피아 강타선이 신인 팟에게 꼼짝 못했다. 4회 1사 후 브랜든 마쉬에게 2루타를 맞은 뒤 6회 2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최고 95.2마일(153.2km), 평균 93.6마일(150.6km) 포심 패스트볼 중심으로 스위퍼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토레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 교체를 알렸다. 투구수가 70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박자 빠르게 교체가 이뤄졌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로불로 감독은 팟의 교체와 관련해 “경기 중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다음 투수에게 공을 넘기는 게 강타자들을 상대로 이점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매우 인기 없는 결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감정과 자극이 제한된 상태에서 최선의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와 로드맵을 갖고 있었다. 그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불로 감독은 “만약 우리가 9-0으로 이기고 있었다면 팟이 15~18구 정도 더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았고, 교체를 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며 “팟은 정말 대단했다. 어린 선수가 이런 큰 무대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투구를 보여준 것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사진] 애리조나 브랜든 팟.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토레이 로불로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팟을 교체할 때 체이스필드 홈구장에선 야유도 나왔다. 로불로 감독은 “아마 내가 애리조나주에서 가장 인기 없는 사람이었을 것이다”며 “전략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모든 일에는 전략이 있다. 분석도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선 야구가 얼마나 빨리 변할 수 있는지 잘 안다. 팟이 잘 하고 있는 만큼 교체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난 야유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의심을 받을 준비도 돼 있다. 그게 내 일이다. 이길 수만 있으면 상관없다”고 말했다. 
비록 애리조나 불펜은 7회 앤드류 살프랭크(⅓이닝 1실점)가 점수를 내줬지만 라이언 톰슨(1이닝), 케빈 진켈(1이닝), 폴 시월드(1이닝)가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았다. 타선이 7회 바로 동점을 만든 뒤 9회 마르테의 끝내기로 이기면서 로불로 감독의 결단도 성공적이었다. 
[사진] 애리조나 브랜든 팟.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애리조나 브랜든 팟이 6회 교체 후 관중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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