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2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했는데…왜 두산은 고개를 숙였나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0.21 00: 10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복귀에 성공한 두산 베어스는 왜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을까. 
두산 베어스 구단은 20일 공식 SNS를 통해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많이 부족했습니다”라며 베어스 팬들을 향해 감사와 사과의 뜻을 동시에 전했다. 
지난해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은 두산은 시즌 74승 2무 68패 5위에 오르며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았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부임, FA 최대어 양의지와 라울 알칸타라 복귀 등 그 어떤 구단보다 스토브리그를 알차게 보내며 1년 만에 9위 충격을 씻는 데 성공했다.

경기종료 후 두산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3.10.19 / soul1014@osen.co.kr

두산 베어스 팬들이 응원하고 있다. 2023.10.19 / foto0307@osen.co.kr

그럼에도 이승엽 감독은 시즌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자책했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다. 1년차라서 미숙한 점도 있었다. 선수들 융화,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똘똘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가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아쉬워했다. 
두산은 5위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공동 3위 싸움을 하다가 5위로 떨어지며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이 반감됐다. 작년 하위권에서 5위로 도약한 기쁨보다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도 가능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컸다. 전력 안정화에 실패하며 11연승과 7연승을 각각 한 차례씩 하고도 곧바로 긴 연패에 빠져 승리를 까먹는 악순환이 지속됐고, 새 얼굴 발굴 실패로 정규시즌 경기를 ‘쓰는 선수만 쓰는’ 단기전처럼 운영했다.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2사 만루에서 NC 서호철의 좌월 2타점 적시 2루타 때 두산 이승엽 감독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3.10.19 /sunday@osen.co.kr
그토록 바랐던 가을야구 또한 1경기 만에 허무하게 종료됐다.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9-14로 패하며 준플레이오프 없이 시즌을 그대로 마무리했다. 초반 선발 곽빈의 호투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득점을 앞세워 3-0 리드를 잡았지만 4회 5실점, 8회 6실점 등 두 차례나 빅이닝을 헌납하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미숙한 투수교체, 시즌 막바지 8연전을 소화한 불펜진의 체력 과부하 등이 패인으로 꼽혔다.
두산은 SNS를 통해 “1년 간 한결같이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기대와 달리 더 높은 곳으로 오르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부족한 탓입니다”라고 자책하며 “다만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기필코 미라클 두산의 저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도약을 약속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두산 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1년 내내 정말 감사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두산 베어스 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2023.10.19 / foto0307@osen.co.kr
19일 오후 창원NC파크에서 ‘2023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말 두산 선수들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3.10.19 /sunday@osen.co.kr
이 감독은 전날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끝난 뒤 “1년이 이렇게 끝났다. 후딱 지나갔다. 우리 선수들 덕분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 준비를 하면서 가을야구를 하겠다는 목표를 잡고 여기까지 왔는데 1차적으로 성공은 했지만 1경기 만에 끝나서 많이 아쉽다”라며 “즐거운 점도 많았다. 선수들 덕분에 많이 이겼다. 가을야구도 했고 5할 승률 이상을 했다. 미세하게나마 내년에는 높게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비시즌 잘 채워서 더 높은 곳으로 가겠다”라고 역시 2024시즌 두산의 도약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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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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