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내부 FA와 필승조 예비 FA 그리고 추가 지원?…신동빈 구단주의 ‘통큰 선물’ 있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10.22 09: 00

“이기는 야구”를 원하는 구단주의 지침대로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감독을 데려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분명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를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부터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그룹의 화끈한 지원사격까지 더해질 수 있을까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 3회,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김태형 감독을 제21대 감독으로 데려왔다. 1992년 이후 31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한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한 롯데와 신동빈 구단주의 결단이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고 또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정규시즌 우승도 해보지 못했다. 우승에 대한 갈망은 더 클 수밖에 없고 ‘우승 청부사’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롯데 전력과 선수층에 대한 파악은 오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면서 시작한다. 선수단의 면면은 낮게 평가하지 않는 김태형 감독이지만 결국 내부에서 직접 지켜보고 무엇이 부족하고 어느 지점의 보강이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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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구단에 필요한 부분을 얘기할 수도 있다. 다만, 전력 구성을 진두지휘 할 단장이 공석이다. 성민규 단장 경질 이후 아직 차기 단장을 선임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자금이 필요할 경우에는 그룹의 직권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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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선의 원투펀치, 대체불가 전준우-안치홍…내부 FA 단속이 우선
당장 필요한 것은 내부 프리에이전트(FA) 단속이다. 올해 베테랑 타자들인 전준우(38)와 안치홍(33)이 동시에 FA 자격을 얻는다. 모두 두 번째 FA. 2019년 시즌이 끝나고 전준우는 4년 34억 원에 계약을 했다. 안치홍은 2+2년 최대 5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2년 계약이 끝나는 2021년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뮤추얼 옵션이 포함되어 있었고 선수와 구단이 모두 동의하면 2년 31억 원이 계약이 추가로 연장되는, 당시에는 특이한 구조의 계약이었다. 롯데와 안치홍은 2년 계약에 만족했고 2021년 시즌 도중 2년 계약 연장을 일찌감치 결정했다.
2019년 겨울 당시에는 FA 시장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전준우와 안치홍 모두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경쟁이 펼쳐지지 않으면서 시장가보다 저평가 받았다. 하지만 저평가된 선수들이라기엔 롯데에서 지난 4년 동안 차지한 존재감이 거대하다.
강민호(삼성)와 손아섭(NC)이 떠나고 이대호가 은퇴한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전준우는 4년 동안 545경기 타율 3할1푼1리 646안타 61홈런 333타점 OPS .839의 성적을 남겼다. 30대 후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팀 내 최고의 생산력을 과시했다. 4년 간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은 14.70로 같은 기간 리그 전체 12위, 롯데 팀 내 1위였다. 
팀 내 최고참이지만 타고난 성실함에 철저한 몸관리가 더해지면서 올해에도 138경기 타율 3할1푼2리(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OPS .852의 기록. 타율 안타 홈런 타점 OPS 모두 팀 내 1위였다. 리더십까지 갖춘 전준우는 현재 그라운드 안팎에서 대체불가다.
안치홍도 2020년 합류한 이후 4년 동안 496경기 타율 2할9푼2리 511안타 40홈런 257타점 OPS .791의 성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는 121경기 타율 2할9푼2리(425타수 124안타) 8홈런 63타점 OPS .774의 기록을 남겼다. 전준우 다음으로 타석에서 가장 좋은 생산력을 과시한 타자였다. 
전준우와 안치홍 모두 수비에서 의문점은 남아있지만 공격에서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현재 전무하다. 올해 팀 타율 5위(.265), 팀 OPS 8위(.700), 팀 홈런 9위(69개) 등 전반적인 공격 지표가 아쉬웠던 롯데 입장에서는 전준우와 안치홍마저 없으면 타선의 약화는 피할 수 없다. 4년 전 비교적 저평가 받았던 두 선수에게 롯데가 어떤 대우를 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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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의 대체불가 ‘100홀드-100세이브 듀오’ 구승민-김원중, 2024시즌 끝나면 FA
타선의 대체불가 선수들이 올해 FA 자격을 얻는다면 불펜의 대체불가 자원들은 예비 FA 시즌을 맞이한다. 롯데 최초 100홀드에 KBO리그 역대 2번째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한 필승조 구승민(33), 역시 롯데 최초 100세이브를 돌파한 부동의 마무리 투수 김원중(30)이 나란히 올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불펜에서 전준우와 안치홍급 존재감을 가진 선수다. 투수진에서 리더 역할을 하면서 투수진의 기둥이 됐다. 구승민은 올 시즌 막판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67경기 63⅔이닝 2승6패 3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96의 기록을 남기며 필승조 역할을 다했다. 2019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2020년부터 265경기에 들판한 대체불가 필승조다. 
김원중도 선발 연착륙에 실패한 뒤 2020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서 비로소 꽃을 폈다. 4년 동안 225경기 16승16패 2홀드 107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에는 63경기 63⅔이닝 5승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구승민과 김원중을 당장 대체할만한 자원이 없고, 팀 내에서 이들이 리더십적인 측면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기에 이들에 대한 계약을 일찌감치 고민해야 한다. 불펜 투수 FA 계약은 다소 부담이 있지만 내부 자원을 붙잡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과 양석환 /OSEN DB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과 함덕주 /OSEN DB
김태형의 제자들이 FA 시장에…넉넉한 샐러리캡, 구단주의 지원사격?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롯데는 4년 모두 포스트시즌에 실패했지만 성과가 있다면 구단 연봉 총액을 대폭 줄였다는 것이다. 2019년 등록선수(신인 및 외국인 제외) 연봉 총액은 101억 8300만 원에 달했지만 2022년 58억 9800만 원까지 줄였다. 
‘샐러리 덤핑’에 성공하면서 FA 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생겼고 지난해 유강남(4년 80억 원) 노진혁(4년 50억 원) 한현희(3+1년 최대 40억 원) 등 FA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또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 5년 최대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까지 맺었다. 올해 팀 연봉 총액은 지난해에 비해 24.6% 오른 72억1020만 원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10개 구단 중 6위 수준에 불과하다. 2023년부터 3년 간 책정된샐러리캡은 114억2638만 원. 롯데는 여전히 투자하는데 여유가 있다. 당장 올해 FA인 전준우와 안치홍의 연봉은 5억 원씩이다.
전준우와 안치홍 외에 FA 자격을 얻는 선수를 살펴보면 대어급은 없다. 투수 임찬규 함덕주(이상 LG), 김재윤(KT) 홍건희(두산) 포수 김민식(SSG) 이지영(키움) 내야수 양석환(두산) 김선빈(KIA) 정도다. 눈에 띄는 FA는 없지만 김태형 감독과 함께했던 함덕주 홍건희 양석환 등이 있다. 야수진은 팀 내 자원이 비교적 풍족하고 교통정리도 필요한 곳도 있다. 투수진에서 FA 자원을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 감독 시절 2015년 장원준(4년 84억 원)을 제외하면 마땅한 지원을 받지 못했고 되려 주축 FA 선수들이 이탈하곤 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신동빈 구단주의 통큰 취임 선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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