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포 이민지(27)가 한국에서의 우승 한을 풀었다.
이민지는 22일 경기도 파주의 서월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코스(파72/6,680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 투어 ‘2023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약 29억 7,600만원, 우승상금 33만 달러=4억 4,600만원)에서 재미 교포 앨리슨 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둘은 정규 18홀 경합에서 16언더파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 1차전에 가서야 우승자를 가려냈다. 연장 1차전에서 이민지는 버디에 성공했고, 앨리슨 리는 파를 하면서 우승컵은 이민지의 차지가 됐다.
지난 9월 8일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이민지는 이번 ‘2023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이 시즌 2승째이며, LPGA(미국 여자프로골프) 투어 개인 통산으로는 10승 째다.
이민지는 그 동안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 목전까지 가는 경우는 두 차례 있었지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이민지는 후원사가 하나금융그룹이기 때문에 국내 대회 출전이 잦았다.
가장 최근엔 9월 24일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끝난 ‘하나금융 챔피언십’에 출전해 연장전 끝에 이다연에게 우승컵을 양보했다. 우승에 다다른 대회는 또 있었다. 2021년 하나금융그룹 팸피언십에서도 연장전 끝에 송가은에게 패했다. 두 차례 준우승 경험이 이민지의 승부욕을 자극했는지, 경기 후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일문일답에서 알아봤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하면서 전략은 어떻게 세웠나?
▲9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후반에는 일단 버디를 몇 개 잡고 보자고 결심했다. 다행히 그렇게 돼 우승까지 이른 것 같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후반 나인에서 첫 다섯 홀은 긴장하지 않았다. 긴장감 보다는 흥분되고 기대됐다. 출전하는 대회에서는 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위치에 있고 싶은 게 선수의 마음인데, 그런 상황을 즐기면서 경기했다.
-연장전 갈 때 생각은?
▲올해에만 4번째 연장이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막상 들어가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앨리슨 리와는 잘 아는 사이다. 주니어 대회에서도 결승전에서 겨룬 적 있어서 익숙한 상황 같았다. 능력 있는 선수와 일대일로 겨루는 일은 매우 신나는 일이다.
-통산 10승을 달성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한국은 가장 우승하고 싶었던 곳이었다. 뿌리가 한국이다 보니 오늘 우승이 더욱 특별하다. 할머니 얼굴이 보이는 곳에서 경기를 해서 신기한 느낌도 있었다. 투어에서 10승이라는 특별한 이정표를 세운 거 같지는 않고, 매번 대회 때 우승 경쟁을 하는 위치에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아직 세계 랭킹 1위를 못했는데, 그게 지금 목표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
-지난 주 동생 이민우의 우승이 동기 부여가 됐나?
▲어느 정도 동기부여는 됐을 것이다. 동생이 출전하면 눈여겨 본다. 나도 이번 주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남매가 우승하게 돼 더 기분 좋다.
-소망했던 한국에서 우승하니 기분이 좀 다른가? 어떤 기분인가?
▲우승 했으니 기분이 좋기는 한데, 사실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한국이라는 장소가 특별하기도 했지만 개인 통산 10승을 해서 좀더 기분이 좋은 같다는 생각 정도다. /100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