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가 개봉을 앞둔 영화 ‘소년들’과 함께 최근 영화 시장에 대해 언급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소년들’ 설경구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8월 영화 ‘더 문’으로 여름 시장에 나왔던 설경구는 3개월 만에 영화 ‘소년들’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바로 영화가 개봉하게 된 소감을 묻자 설경구는 “토 나올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소년들’은 최근에 찍어둔 작품이 아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촬영을 마친 작품. 그는 “햇수로 4년됐다. 20년도애 찍어서 젤 오래된 영화다. 코로나 한창 그랬을 때 찍어서 딜레이도 됐고, 몇 명 이상 들어가면 안돼서 스태프들이 세팅을 다 하면 배우들이 들어가서 찍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특이한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소년들’은 2000년도와 2016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간에 16년이라는 텀이 있는 것. 설경구는 혹독한 체중 감량을 통해 2000년과 2016년 사이, 세월의 간극을 극명하게 표현해냈다. 그는 “과거 먼저 찍고, 텀을 뒀다가 17년 후를 촬영했다. 3주 정도 시간을 주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일주일 있다가 촬영에 들어갔다. 방법이 없었다. 굶어야지”라고 체중 감량의 비법은 금식이었다고.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허성태가 “감독님은 나를 캐스팅하지 않으셨다. 설경구 선배가 ‘블랙머니’를 보고 괜찮을 것 같다고 추천했다고 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설경구는 “악역만 하는 배우인데 이번에는 선한 캐릭터라 그런 재미가 있고. ‘블랙머니’를 보는데 나쁜 역인지, 아닌지 줄타기를 하는데 재밌더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저랑 안해보기도 했고, 추천이라기보다 물어봤다. 감독님은 다른 배우를 생각하신 것 같은데, 결국 인연이라고 본다. 허성태가 처음 착한 역할한다고 좋아했다. 원래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수더분하고 떤다. ‘얘가 지금 연기하나?’ 했는데 내성적이고 그렇다. 악역하면 힘들어한다고 하더라. 이 영화 계기로 악역보다 선역이 들어온다고 말하더라”고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정작 설경구는 허성태보다 염혜란을 직접 추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염혜란은 집이면 집을 만들고, 해미식당이면 식당을 만들고 그런 사람인 것 같다. 황반장 캐릭을 만드는데 허성태, 염혜란 씨가 도움을 줬다. 장소를 믿게 만드는 것 같다. 요새 흥행 요정인데, ‘소년들’에서 미모를 담당했다고 하더라. 사람이 겸손하고 좋다”고 감탄했다.
이날 ‘소년들’에 출연한 서인국, 조진웅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묻자 설경구는 “서인국은 살도 많이 찌웠다. 좋았다. 되게 열심히 했다”고 떠올렸고, 조진웅에 대해서는 “다시 만났다는 느낌이 안든다. 계속 봐왔다는 느낌이다. 검사역에 잘 어울려서, 악역 같은 역할이지만. 자기 합리화 하면서, 대사를 맛있게 친다. 자기합리화 시키는 게 넘어가겠다 싶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역대 첫 천만 영화는 ‘실미도’였다. 지금은 백만 관객만 넘겨도 축하받는 시대가 됐다. 변천사를 함께 겪은 설경구는 “ 그때 천만 돼서 다들 놀랐다. 말도 안되는 스코어가 나왔다. 지금은 백만 스코어 축하처럼, 계속 변화가 올 것 같다. 또 좋은 날이 올수있지 않을까”라며 “물론 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 영화는 상영되어야 할 거다. 책이 신선하고 잘 나와야하는 것 같다”며 대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극장의 존재 가치 이유에 대해 “내 마음이 움직이는게 극장”이라며 “집에서 보는 건 리모컨 들고 언제든 볼 수 있는 것, 극장은 내 마음이 움직여서 가는 곳이다. 큰 스크린이라는 압도되는 화면에서 전달하는 영화만의 매력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영화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사건 실화극이다. 설경구는 극중 우리슈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완주서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았다.
한편, 설경구가 출연하는 영화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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