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1~3번 어떻게 막을 겁니까” 무패 승률왕에 질문 세례…레전드 감독은 왜 기자로 변신했을까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0.29 20: 30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에이스의 경기 플랜이 몹시 궁금했나보다. KT 이강철 감독이 일일 기자로 변신해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직접 인터뷰하며 선수의 속마음을 들어봤다. 
쿠에바스는 오는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쿠에바스는 지난 6월 보 슐서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대체 외인 성공 신화를 썼다. 2021년 통합우승 이후 지난해 부상으로 2경기 만에 팀을 떠났지만 한층 업그레이드 된 기량을 앞세워 1992년 오봉옥(13승), 2002년 김현욱(10승)에 이어 KBO리그 역대 3번째 무패 승률왕(12승)을 차지했다. 외국인선수로는 최초. 이강철 감독은 팀을 꼴찌에서 2위로 이끈 일등공신으로 쿠에바스를 꼽았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backlight@osen.co.kr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2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플레이오프 대비 최종 훈련에서 만난 쿠에바스는 “많이 기다렸다. 2주밖에 안 쉬었는데 한 달 가까이 쉰 것 같다. 경기를 향한 기대감을 숨길 수 없다”라며 “팬들이 가득 찬 경기장에서 던지는 게 가장 기대된다. 내 기억에 내 등판 경기는 매진이 없었다. 팬들이 전부 다 들어오는 장면이 기대된다”라고 1차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30일 쿠에바스가 만나는 팀은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플레이오프에 안착한 4위 NC다. NC는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1경기 만에 따낸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를 3승 무패로 따돌리는 이변을 연출했다. NC는 준플레이오프를 3경기 만에 끝내며 나흘의 꿀맛 같은 휴식을 얻었고, 그 덕에 시즌 막바지 타구에 팔을 맞아 부상을 당한 에릭 페디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까지 성사시켰다. 페디는 올해 20승-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괴물 외국인투수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쿠에바스는 “NC의 경기력이 크게 달라진 건 없었지만 선수들이 아드레날린이 조금 더 나오면서 능력을 끌어내는 모습을 봤다”라며 “페디의 등판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난 투수랑 싸우는 게 아니다. 나도 정규시즌에 잘했다. 팀 전체가 잘했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특정 선수가 아닌 팀 전체와 싸워야 한다. 높은 수준의 팀과 상대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때 KT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이강철 감독이 한창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쿠에바스로 쪽으로 다가와 질문을 건넸다. 1차전을 맡은 에이스의 마음가짐이 궁금했는지 일일 기자로 변신해 다채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첫 질문은 “컨디션이 어떠세요”였다. 이에 쿠에바스는 “1000%다”라고 자신 있게 답했고, 이 감독은 “좋아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쿠에바스는 이어 “내일 경기에 더 자신 있는 건 현재 내가 아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컨디션 문제도 없다. 그래서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기자 이강철’의 다음 질문은 “NC 1, 2, 3번타자(손아섭, 박민우, 박건우) 통산 타율 1, 2, 3위인데 어떻게 막을 것인가”였다. 이에 쿠에바스는 “아마 1, 2, 3번타자가 내가 KBO리그 최고의 투수인 걸 알아서 날 더 무서워할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또 흡족한 미소와 함께 에이스의 자신 있는 답변을 마음에 들어 했다.
이 감독의 질문은 계속됐다. “NC 마틴이 많이 좋아졌는데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하이패스트볼이 조금 약한 것 같다”라고 묻자, 쿠에바스는 “전혀 문제 없다. 여기서 말하면 전력 노출이라 내일 보여드리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한국의 레전드 선수인 걸 알고 있다. 커리어 32년 동안 기자님들의 질문을 얼마나 많이 들으셨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기자들이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 건지 다 알고 계시다. 감독님은 좋은 기자다. 엄청 영리하고 좋으신 분이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자 이 감독은 영어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민망하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 OSEN DB
사제간의 훈훈한 덕담도 오갔다. 이 감독이 “네가 와줘서 고맙다. 이전과 달리 너무 진지해져서 좋다”라고 칭찬하자, 쿠에바스는 “감독님이 이렇게 믿어주시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진지한 모습이 경기에 계속 도움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사령탑에게 신뢰를 안겼다.
2년 전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통합우승을 이끈 쿠에바스는 “가을야구는 내일이 없다. 고로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마운드에서 조금 더 진중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한 개의 실수가 날 다시 집으로 보낼 수 있다”라고 1차전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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