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동안 생활비 감당에 폭력까지 당한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30일에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에서는 35년을 함께 살았지만 깊은 갈등을 보이는 리셋부부가 등장했다.
아내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남편이 30년 동안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는 것. 아내는 "95년 이후로 생활비를 안 줬다. 없어서 못 주고 놀아서 못 줬다. 감당할 수 없다고 혼자 벌어서 아이 가르치는 거 힘들다. 당신 같이 무능한 사람이랑 못 산다고 집을 나갔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열흘 후에 날 찾으러 왔다. 택시를 해서 돈을 벌 테니까 용서해달라고 싹싹 빌더라. 그래서 들어왔다. 근데 변하는 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나보다 더 잘 번다"라며 "큰 돈 들어가는 건 내가 다 해줬다. 아내가 일하지 않을 땐 내가 100만원씩 생활비를 줬다. 일할 땐 안 줬다. 아내 씀씀이가 크니까 일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집을 살 때 남편이 2억을 모은 돈을 줬다. 나는 2천만원 보탰다. 개인택시 살 때도 내가 1600만원을 보탰다"라며 "생활비를 안 주니까 남편은 돈이 모이는 거다. 나는 딸 결혼시켰고 생활비도 벌어서 다 했다. 여태까지 힘들게 이 자리를 지켜왔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새로 이사갈 집에 공동명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아내는 "가게에서 펑펑 울었다"라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남편은 "나는 공동명의 하자는 얘기 못 들었다. 얘기 했으면 했을 거다. 나 혼자 잘 살려고 돈 버는 거 아니지 않나. 어차피 내가 죽으면 아내와 딸이 가져가는 거 아니냐"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기막히게 했다.
아내와 남편은 생활비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오은영은 "여기서 제대로 집고 넘어가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가서 35년동안 한 얘기를 또 하게 될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공과금을 30만원 정도 부담했지만 아내는 딸의 학비를 모두 감당했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공과금은 3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한 달에 300만원이 생활비로 나간다고 하면 남편은 10% 감당한 거다"라며 "8,90%는 아내가 부담했고 대부분 생활비를 아내가 부담한 거라고 인정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알뜰하게 벌어서 집을 사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달라고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소유진은 "집을 공동명의로 하지 않은 건 아내 입장에선 서운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공동명의를 하려고 했지만 비용이 들어가서 아내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이 도장과 신분증을 가져가지 않고 내 앞으로 했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오은영은 "두 사람의 기억이 다르니까 했니, 안 했니 그러다가 끝나는 것 같다"라며 "두 분이 해야할 이야기는 그게 아니다. 공동명의는 아내에게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데 아내의 그 마음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라며 역지사지에 따라 상대방의 입장을 더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집에 딸과 사위가 찾아왔고 딸은 엄마가 아빠의 폭력에 시달렸으며 모든 과정을 목격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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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오은영 리포트 결혼 지옥’ 방송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