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가발 쓰고 춤추고 열정 팬서비스, 진심 담긴 뜻밖의 사과까지...팬들은 "왜 해영이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10.31 15: 00

"항상 진심이었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30일 구단홈페이지를 통해 심재학 단장 명의로 공식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 2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호랑이 한마당 팬 행사에서 불거진 일부 선수들의 그룻된 언행 때문이었다.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몇몇 선수들이 팬들을 얼굴을 평가하는 듯한 말을 한 것이다. 야구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거센 비난을 받았고 구단은 결국 사과문을 게재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심 담장은 "호랑이 가족 한마당 행사에서 몇몇 선수들의 그릇된 언행에 대해 KIA 타이거즈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KIA 타이거즈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깊이 반성하며,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던 선수단 윤리 교육 등에 더욱 힘쓰고, 팬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호마당 행사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3시간 넘게 진행됐다. 매년 시즌이 끝나고 열리는 호마당 행사는 인기가 높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와 팬들의 소통 시간이다. 선수들도 진심을 다해 행사를 준비한다. 1000명만 입장할 수 있어 티켓예약 사이트가 오픈되면 순식간에 동이난다. 구단 스폰서 인크커피에서도 10만 원 상당의 커피세트를 입장 팬들에게 선물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팬들은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좋아하는 선수의 사인을 받고 사진도 함께 찍었다.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되자 무대에 올라 노래 등 장기자랑도 하고 팬들과 응원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순식간에 3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나 막판 하이파이브에서 부적적한 발언으로 행사 취지가 크게 퇴색되고 말았다.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정해영은 후배 투수 이의리와 함께 노랑 가발을 쓰고 노래까지 들려주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평소에도 예의 바르고 팬서비스를 잘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정해영은 뜻밖의 사과문을 게재해 눈길을 모았다. 하이파이브 도중 '힘들어요'라는 말을 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며 이유 불문하지 않고 사과한 것이다.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도 기억이 안난다. 나도 찜찜하고 논란이 되면 안되기에 바로 사과했다"고 밝혓다. 
정해영은 "작은 논란이라도 그게 팬분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생긴 논란이라면 사과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제가 늘 진심으로 대했던 팬분들에게서 이런 논란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죄송스러워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다른 해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제 말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실망을 하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 사과했다. 
KIA 정해영./OSEN DH
이어 “저는 이번 호마당뿐만 아니라 어떠한 행사나 팬분들을 마주할 때 단 한순간도 진심으로 대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늘 그랬듯이 이번 행사 때도 최선을 다해서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했고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즐거웠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제가 팬분들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거라는 게 제 진심입니다. 제가 한 말로 인해서 상처를 입으신 분께서 저한테 개인적으로 연락주시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고 거듭 머리를 숙였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진심이 담겨있었다. 사실 정해영은 특별하게 논란이 되는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 '힘들어요'라는 표현은 전후 맥락과 상황이 어떤지도 짚어봐야 한다. 본인도 "1초 영상인데 어떤 상황인지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호마당 행사 혹은 팬들을 향한 말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춤을 추어 힘들어요"라는 말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팬들은 "딱히 잘못한 것도 아닌네 왜 정해영이 사과를 하느냐", "사과도 진정성이 있다"며 오히려 응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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