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골' 손흥민, 'PL 최고 킬러'로 완벽 부활...빅찬스 득점 전환율 86%로 1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31 11: 14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킬러는 역시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PL)에서 가장 높은 빅찬스 득점 전환율(85.7%)을 자랑하고 있다. 빅찬스를 5회 이상 기록한 선수 중 1위"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날카로운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주장 완장까지 팔에 찬 그는 중앙 공격수로 변신을 마쳤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는 '캡틴' 손흥민이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8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

[사진] 손흥민과 이브 비수마.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더 놀라운 활약이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 스포츠 탈장과 안와골절 수술 등 부상이 겹치며 고생했다. 게다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수비적인 부담을 과도하게 떠안으며 골대에서 멀어졌다. 손흥민은 수비적인 전술로 인해 마치 중앙 미드필더처럼 뛰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손흥민은 리그 10골 6도움, 공식전 14골 6도움을 기록했다. 여느 선수라면 커리어 하이일 수도 있지만, 직전 시즌 리그 23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거머쥐었던 손흥민이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 그 역시 스스로 "실망스러운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9월 이달의 선수 트로피를 들고 있는 손흥민.
하지만 이번 시즌엔 다르다. 손흥민은 개막 전 각오한 대로 '모두가 알고 있던 쏘니'로 돌아왔다. 그는 최전방 원톱 역할을 맡아 맹활약을 펼치며 벌써 리그 8골을 몰아쳤다.
9월부터 펄펄 날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지난 4라운드 번리전부터 히샬리송을 대신해 원톱으로 출격했고, 4경기에서 6골을 쓸어 담았다. 번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작성하더니 아스날전 멀티골, 리버풀전 선제골을 터트리며 득점 행진을 펼쳤다.
PL 9월 이달의 선수상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훌리안 알바레스(맨시티) 등 쟁쟁한 후보를 모두 제치고 9월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개인 통산 4번째이자 약 3년 만의 수상이었다. 손흥민은 이달의 선수상만 4차례 받으며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폴 스콜스,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10월에도 식지 않았다. 그는 24일 열린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이 2-0 완승을 거두는 데 1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간결한 패스로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도우며 시즌 1호 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28일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에서도 킬러 본능을 뽐냈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1분 정확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경기 내내 잠잠하던 손흥민이었지만, 첫 슈팅을 골로 연결하면서 '원샷원킬'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 덕분에 토트넘도 2-1로 승리하며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두 경기 연속 POTM(Player of the match)를 차지한 손흥민은 PL 역사에도 이름을 새기고 있다. 그는 팰리스전 골로 에밀 헤스키(110골)를 제치고 사디오 마네, 디온 더블린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부문 공동 2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PL 역사상 손흥민보다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3명뿐이다.
[사진]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사진] 손흥민과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손흥민의 부활에는 새로 부임한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하는 공격 축구, 도우미 매디슨의 합류 등 여러 요인이 있다. 특히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전보다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공을 잡고 있다. 그는 이전까지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하는 비율이 10%가 안 됐지만, 올 시즌엔 20%에 가까울 정도로 늘어났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손흥민의 놀라운 결정력이다. 그는 PL 10경기에 출전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빅찬스를 7번 맞았고, 그중 6번을 득점하며 득점 전환율 85.7%(6/7)를 기록했다.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단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다는 것. 11회를 놓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비교하면 더 대단한 기록이다.
게다가 하나 놓친 빅찬스도 사실상 빅찬스라고 보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1일 리버풀과 경기 도중 후반 6분 강력한 발리슛으로 멀티골을 노렸다. 정확한 가슴 트래핑에 이은 한 박자 빠른 슈팅이었지만, 알리송 베케르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빅찬스로 분류된 게 억울할 정도로 어려운 장면이었고, 막힌 게 안타까울 정도로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한편 손흥민은 PL 득점왕 경쟁도 이어 나가고 있다.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던 그는 2년 만에 골든 부트 탈환에 도전한다. 현재 손흥민은 살라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며 11골을 넣은 선두 홀란을 추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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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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