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 갈등, 내 탓 같아 자책" 희진, 이달소 '단군'→아르테미스 새출발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3.11.01 08: 04

“꽃이 피었습니다. 잠시 멈추었습니다. 봄이 왔나 싶었는데 희진이 꽃이 피었습니다.”
아르테미스 희진의 첫 솔로 앨범 ‘K’ 구성품 중 ‘봄’이라고 적힌 포토카드에 적힌 희진의 자작시다. ‘꽃이 피었습니다’는 희진이 이달의 소녀로 데뷔한 부분을, ‘잠시 멈추었습니다’는 전 소속사와 갈등을, ‘희진이 꽃이 피었습니다’는 아르테미스 희진으로서의 출발을 의미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계절 내용의 시를 써보고 싶다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그런 의미로 쓴 시는 아니예요. 팬 분들이 귀엽게 보실 수 있도록 쓴 시였을 뿐, 딥(Deep)하게 쓰진 않았어요. 가볍게 쓴 시예요.”

모드하우스 제공

희진이 쓴 자작시 ‘봄’은 여러 시선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특히 전 소속사와 갈등 끝에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하고, ‘이달의 소녀’가 아닌 ‘아르테미스’ 희진인 만큼 해당 이슈가 오버랩 될 수밖에 없다.
“이 갈등은 멤버들 사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적인 문제가 컸어요. 이달의 소녀에 대한 애정도 큰데 이렇게 원하지 않게 흩어진 부분에 아쉬움도 크고 속 상하죠. 힘든 와중에도 당시에 멤버들끼리 뭉쳤어요. 다른 회사로 흩어지게 됐지만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 놓을 수 있었고, 멤버들끼리 아직도 끈끈하게 뭉쳐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힘든 시기에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지내올 수 있어서 너무 고맙죠.”
결과는 ‘승소’였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아이돌 활동에 있어 일반적이거나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었기에 그만큼 힘들었다. 자책을 하며 무너질 뻔한 시기도 있었지만 희진을 잡아준 건 멤버들이었다.
“힘든 기간을 너무 오래 보내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였는지 많이 생각나진 않아요. 분쟁 기간 동안 어떻게 보면 아이돌로서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은 것이잖아요. 일반적이지 않아서 ‘이건 누구 잘못인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된 게 전부 내 탓인 것 같았어요.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라고 여기면서 자책했던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이런 말을 가족에게는 하지 못하고 멤버들에게 털어 놨는데, 다들 안아주고 토닥여주면서 ‘부정적으로 끌고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해줬어요. 덕분에 잘 버틸 수 있었죠.”
전속계약가처분신청에서 승소한 희진은 자유의 몸이 됐고, 이달의 소녀 제작에 참여했던 정병기 대표가 설립한 모드하우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모드하우스는 이달의 소녀 멤버 중 희진을 비롯해 김립, 진솔, 최리, 하슬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리고 희진은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 앨범에 이어 다시 한 번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됐다.
“새 소속사에 들어오기 전부터 대표님이 제 솔로 활동에 대한 그림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셨어요. 들어오고 나서 그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죠. 솔로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는 언젠가는 낼 수 있겠지 싶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와서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큰 기회라고 느꼈고, 내게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자신감도 붙었죠. 긴장도 되고 부담도 되는데 작업을 마치고 나니까 후련해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신 만큼 그 기다림에 부응하고 싶어요. 그리고 희진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네요.”
희진은 31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솔로 앨범 ‘K’의 음원과 타이틀곡 ‘Algorithm (알고리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K’는 K팝이라는 장르가 이제는 세계에서 통용되는 하나가 된 지금. 가장 K팝다운 것, 그리고 앞으로 K팝이 지향해야 하는 음악들을 모아 담아냈다.
“이달의 소녀 프로젝트 앨범 때는 연예계 시스템에 대해 잘 몰라서 ‘이렇게 하자’고 하면 따라간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표님에게 가감없이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있어요. 앨범 만들기 전부터 솔로 앨범이 다시 나오는 만큼 최대한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싶다고 했고, 그걸 다 인정해주시고 수용해주신 만큼 제 의견이 많이 들어갔어요. 타이틀곡은 대표님의 의견이 확고하게 많이 들어갔지만 오래 전부터 알아온 분이기에 어떤 뜻으로 하는지 이해가 됐어요.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만들어진 앨범이예요.”
솔로 가수로 나서는 희진의 색깔은 어떤 색이고 그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희진은 자신을 한 가지 색으로 규정짓지 않으며 한계 없는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팔레트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떤 장르라도 다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각인시키고 싶어요. ‘VIVID (비비드)’ 의 연장선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도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예요. ‘VIVID’ 때는 수록곡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개화’, ‘Sad Girls Club (새드 걸스 클럽)’, ‘Video Game (비디오 게임)’, ‘Nokia (노키아)’, ‘Addiction (어딕션)’ 등이 수록되면서 다양한 장르를 들려드리고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12명의 멤버 중 한 명이 아닌, ‘솔로가수’로서 무대에 서야 하는 희진이다. 수준급 보컬, 랩, 댄스 실력 뿐만 아니라 청순, 몽환, 걸크러시 등 다양한 콘셉트를 능숙하게 소화하며 ‘올라운더’, ‘육각형 능력 멤버’로 평가되고 있는 희진이지만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다.
“그룹 활동을 할 때는 12명이 한 무대를 채웠지만, 이제는 혼자 채워야 해요. 혼자 3분 동안 노래를 끌어가고, 퍼포먼스로 무대를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되긴 하지만 꽉 채워서 할 수 있도록 구성을 했고, 노래를 끌어갈 수 있도록 중점을 두면서 노력했어요.”
올해로 데뷔 7주년을 맞이한 희진. 대규모 프로젝트의 시작점이기도 했고, 전 소속사와 갈등 끝에 승소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오랜 활동 속에서 기쁨도 있었지만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기에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다시 생각해 볼 여지도 있겠지만, 희진은 자신의 꿈을 ‘확신’하고 있다.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원동력이예요. 진부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을 하고 싶을 만큼 직업 만족도가 높아요. 일을 통해 스트레스도 풀죠. 그래서 소중함도 알고요. 지금이라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예요. 데뷔 7주년이 됐는데, 아직 하고 싶은 게 많고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팬들에게 ‘나 아직 팔팔해’, ‘행복해’라는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마음 자체죠. 아이돌 직업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앞으로도 쭉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색을 정해두지 않고 모든 색을 담고 싶은 팔레트에 비유하며 ‘확신의 아이돌’로 다시 선 희진. ‘아르테미스’로서의 새 출발을 담은 희진의 첫 솔로앨범 ‘K’ 음원은 3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희진은 이날 오후 열리는 팬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각종 활동을 통해 팬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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