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의 날’ 서재희 “매체 연기 3년, 죽을때까지 연기하고파”[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11.01 17: 17

 배우 서재희가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염원을 전했다.
3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는 ENA 수목드라마 ‘유괴의 날’에서 모은선 역할을 맡은 배우 서재희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김명준(윤계상 분)과 11살 천재 소녀 최로희(유나 분)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 

이날 서재희는 ‘유괴의 날’을 끝마친 소감을 묻자 “개인적으로 시즌2가 나오길 기대한다”며 “시즌1에서 살아남아서 다행이다”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유괴의 날’의 결말을 “복제인간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그는 “시즌2가 나온다면 결국 별이를 로희처럼 만들고자 하지 않을까 싶다.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떻게 할까 상상을 해봤다. 모은선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흘러가야하는 관점으로 생각해 봤을 때, 최진태가 또 다른 로희를 만들었듯 별이를 그렇게 만들고자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극중 서재희는 최로희 아버지 최진태(전광진 분)의 대학 동문이자 신경외과 병원장 모은선 역을 맡았다. 모은선은 딸 별이를 위해 최진태의 ‘천재 아이 프로젝트’에 거금을 투자한 인물로, 최로희를 구하려는 김명준과 그를 해외로 빼돌리려는 제이든(강영석 분)의 사이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서재희는 모은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모호했다”고 털어놨다. 원작에서 모은선은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는 인물. 서재희는 “기본적으로 원작에서 잡혀있는 인물들이 있는데, 모은선은 어떤 인물로 만들어야 하는지 너무 어려웠다. 보통 ‘이런 사람이구나’하는 뼈대가 있어야 살을 어떻게 붙일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데, 모은선은 이 중심을 대체 무엇으로 가져가야 되는지 너무 어려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연기를 하면서도 계속 고민하고 흔들렸다. 대본이 나오면 고민했고, 어려웠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게 최선이었을까?’, ‘좀 더 다르게 가져갔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데 또 다르게 가져갔다면 어떻게 가져갔을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더라. 그런 부분에 대한 공부를 좀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JTBC ‘런온’을 통해 매체 연기를 시작한 서재희는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등 인기 작품에서 활약을 펼쳐왔다. 이번 ‘유괴의 날’ 역시 시청률 1.8%(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에서 5.2%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던 바.
이에 “작품 복이 많다”는 평을 듣는 것에 대해 서재희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정말 운이 좋았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것 말고는 얘기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보니까 매체 연기를 시작한 지 겨우 3년이 됐더라. 사실 제가 그 안에 고르고 이러기엔 저한텐 뭐가 없기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재희가 매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는 “결혼도 안 했고, 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안일해지거나 이럴 수 있는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늘 변하지 않는 개념이 ‘평생 연기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자극, 경험, 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생각해보니 내가 연기하는 걸 본 적 없더라. 그래서 ‘방송을 해보자’, ‘여기 가면 내가 전혀 모르는 곳이고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시 하나씩 쌓아가며 해나갈 수 있겠구나’, ‘지금쯤 이런 게 필요하지’라는 생각에 매체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런온’이 첫 작품이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그 작품 하면서 작품들이 붙어서 이어져온 게 지금까지 왔다. 인간의 겸손함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3년 정도의 시간까지 끊이지 않고 올 거라고는 기대나 생각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런온’ 첫 촬영을 하러 간 그날 너무 감동이었다. 수십명의 스태프들이 한 신을 찍기 위해서 너무 열심히 집중해서 땀을 흘리고 있고, 응축된 에너지 속에서 연기를 하는 게 너무 감동적이더라. ‘나만 잘하면 되는구나’, ‘정신 차리고 해야겠다’ 싶었다. 아직까지도 촬영장에 있는 게 즐겁고 행복하고 좋다. 거기서 받게 되는 에너지가 좋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처음 매체 연기를 시작하면서 “3년만 일단 해보자”고 말했던 그였지만, 약속한 3년이 지난 지금도 “잘 모르겠다”고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전했다. 서재희는 “작품을 하면서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이런 나를 보여줘야 돼’ 이런 생각을 갖고 임한 작품은 없었다. 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소위 주인공이 아니라 주변 인물이었지 않나. 그러면 내가 주변인으로서 무엇을 해 줘야 할지, 어느 정도 해 줘야 할지, 이런 고민들을 계속 하고 그에 맞춰 연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저한테 하는 말인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뭘 하겠다고’ 싶더라. 촬영장에서 아직까지도 그 생각은 변함 없다. 누가 되지 않도록, 뭘 하지도 못하면서 욕심 부리지 말고, 작품이 잘 갈 수 있게, 스텝을 잘 맞추면서 가는 걸로 만족하자고 생각한다”며 “연기는 평생 할 거지만, 다음 스텝은 10년으로 보고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재희는 “어렸을 때 연기 공부를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죽을때까지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연기에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래 했다고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더라. 결국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라 그냥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기와 관련해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밝힌 그였지만, “지금까지 연기를 공부했다는 이유로 미학적 관점으로 스스로를 미화시키지 말자”는 신념만큼은 확고했다. 이어 “욕심이 생기는 건 없다. 사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거나, 이렇게 보였으면 좋겠다 하는 욕심을 갖는 건 제가 해야하는 게 아닌 것 같더라.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본다. 제가 결정짓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서, 채우고 욕심을 갖는 것보다는 그럴 때 일수록 비워 나가야 하지 않나 싶어서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괴의 날’을 끝마친 서재희는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이다. 서재희는 “작품을 하다 보니 텍스트의 힘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어떤 역할이 하고 싶다는 건 없고, 망가짐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다만 텍스트가 탄탄하고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처음 시작할 땐 다 괜찮았는데 매체 연기를 3년간 하고 나니, ‘그래도 나를 믿고 봐주는 분들이 어딘가엔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지만, 나를 믿고 봐주는 분들이 있으니 어깨에 무거움이나 책임감도 가져야 되지 않나 싶다. 그분들이 누구일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품을 하면서 최소한 이름에 대한 책임, 내가 맡게 될 역할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작품에 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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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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