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와의 전쟁 해답은 사교육이 아닌 공부를 대하는 태도에 있었다. '금쪽이' 시리즈를 선보였던 제작진이 취학 연령 학부모들까지 사로잡겠다는 각오로 '티처스'를 들고 왔다.
채널A는 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신규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티처스(약칭 티처스)'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방송인 전현무, 배우 한혜진, 방송인 장영란, 인터넷 강사 정승제와 조정식, 김승훈 CP, 윤혜지 PD가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티처스'는 공부와 성적이 고민인 중, 고등학생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강사진이 직접 코칭해 성적을 올려주는 에듀 솔루션 버라이어티다. '일타강사'로 이름 난 정승제와 조정식이 한달 동안 도전 학생의 성적을 얼마나 끌어올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이들을 관찰할 3MC로 전현무, 한혜진, 장영란이 뭉쳤다. '목동 키즈'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출신의 전현무, 강남 8학군 얼짱 출신으로 초등학생 딸을 둔 한혜진, '목동 엄마'로 남매 교육에 힘쓰고 있는 '공감 요정' 장영란이 나선다.
특히 '티처스'는 채널A 간판 예능 '금쪽같은 내새끼' 제작진이 선보이는 신규 프로그램이다. '금쪽같은 내새끼'를 졸업한 부모들에게 필요한 다음 콘텐츠는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현직 스타 강사들과 함께 하는 교육 정보의 유익함과 자칫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점 사이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승훈 CP는 기획 의도에 대해 "'금쪽같은 내새끼'를 기반으로 엄마들의 고민 중 육아를 해결하고 그 시청자들의 유입을 통해 '내새끼'를 졸업한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획을 했다.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진정성이다. 그 가족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게 세상이 밝아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새끼'는 오은영 박사님을, '티처스'는 선생님 두 분을 찾아갔다. 학부모와 청소년 자녀가 갈등하는 게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는지부터 시작하고 어떤 꿈을 찾아가야 하는지 진정성 있게 다루고 있다. 30일은 상징적인 기간이고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이라 그 기간에 수행할 미션을 담고 학생과 선생님들의 눈물 겨운 노력이 담긴다"라고 했다.
이어 "전현무 씨는 시험 하면 떠오르는 MC였다. 한혜진 씨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 있는 엄마의 이미지가 있었다. 장영란 씨는 '금쪽같은 내새끼'도 오래 했지만 솔직함과 진짜 엄마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어서 함께 하게 됐다"라고 출연진 섭외 의도를 밝혔다.
1분 1초가 바쁜 스타 강사들의 '티처스' 출연 이유도 명확했다. 정승제는 "제가 2009년에 EBS 첫 화 녹화할 때 이거는 KBS에서 틀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거나 대치동으로 이사가지 않으면 성적이 오를 것 같지 않은 느낌, 더구나 수학은 유전자랑 관련돼서 엄마 아빠 유전자를 받지 못하면 안된다는 느낌을 깨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도 믿지 않았다. 무조건 대치동에서 학원 커리큘럼을 타야 성적이 오른다고 하더라. 누구나 성적이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너무나 국민들이 안 믿어서 증명해보고 싶었다. 한 5년 전부터 이런 프로그램 만들고 싶었다. 대단히 좋은 교훈이 되겠다 생각했다. 오로지 그것만 증명하기 위해서 제가 하고 있는 것 같다. 저는 시청률을 신경 쓸 방송인이 아니다. 그거 하나만 증명된다면 제 출연 이유는 완전히 해소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조정식은 "저는 그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라고 운을 떼면서도 "직업인으로서의 선택이다. 제가 항상 마주하는 학생들은 익명에 가려진 한 교실에 200명 정도, 온라인 화면 너머의 학생들이 있다. 저희도 티칭을 하려면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데 한계가 뚜렷했다. '티처스'를 하면 제 직업의 이해가 깊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게 됐다. 저는 유튜브 썰에서 독설 많이 하는 사람인데 학생들 사연을 알게 되니까 못된 얘끼 못하겠더라. 그래서 부드러워지고 있다. 대신 학생들이 모르는 포인트를 알아가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 달 만에 성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 강사들의 부담은 없었을까. 정승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정말 부담된다. 그게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서 계속 부담감으로 잠도 못 자고 2시간 마다 깨고 그러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조정식은 "부담이 엄청 많이 된다. 저는 제가 소속한 업체 회장님 앞에서도 긴장 안 했는데 지금 긴장을 안 한다. 제작진도 너무하다. 성적을 저희한테도 안 알려준다. 성적 공개 받는 날은 큰 벌 받는 기분이다. 오늘도 새벽에 쨌다. 잠이 안 왔다. 너무 잔인한 프로그램이다"라고 했다. 이어 윤혜지 PD는 선생 교체 가능성에 대해 "교체는 모르겠지만 처음 같이 의기투합한 만큼 끝까지 가고 싶다"라고 선을 그었다.
사교육 시장과 입시 경쟁을 조장한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바. 제작진의 고민도 깊었다. 김승훈 CP는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고민을 해왔던 문제다. 제가 선생님들 섭외하면서 인터뷰 통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은 아이들이 부모보다 선생님들께 위로받고, 아이들에게 어려운 문제의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책상에 앉을 힘을 길러주는 게 일등 선생님들이라고 들었다. 제도를 파악하고 우리 아이가 책상에 앉을 힘을 길러주는 게 목표다. 사교육보다 나만의 공부법을 찾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다루려고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엄청 바쁘신데도 한 가정과 아이를 위해 집까지 찾아가는 모습이 우리 프로그램의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우려의 시선은 진정성으로 다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특히 전현무는 스타강사들과 만난 '티처스'를 통해 변화를 느낀 부분에 대해 "정승제, 조정식이 '티처스'에 나온 게 진정성이다. 안 해도 되는 분들이다. 돈, 인지도가 아쉬운 분들이 아니다. 정승제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꼭 목동, 대치동에 가야만 들을 수 있는 교육을 보여주려고 나오신 거다. 어찌 보면 두 분께 마이너스다. 정말 바쁘신데도 담당 학생 집까지 찾아가고 톡으로 받고 하신다. 저는 사실 스타강사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스카이 보내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한 달 정도 녹화하면서 의외로 본질적인 교육을 하신다. 제가 선입견과 편견에 사로잡혔던 거라는 걸 알았다"라고 했다.
이어 "영어와 수학을 대하는 기본적인 자세 이야기를 많이 하시기 때문에 저처럼 스타강사에 대한 편견이 있던 분들이 많이 해소가 될 것 같다. 저희 방송을 보면 정말 도움이 될 거다. 입시 경쟁은 현실이고 그 현실을 현명하게 받아들일 방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우려는 안 하셔도 좋을 거라 감히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학무모인 장영란, 한혜지능 '티처스'를 하며 자녀들의 교육관에 변화를 느꼈다. 한혜진은 "저희 딸은 한국 나이로 9세라 말이 아직 안 통한다. 공부 얘기를 하면 안 받아들인다. 재미있는 게 많아서 그렇다. 그래서 진지한 대화를 못하는데 엄마한테 후회되는 게 뭐냐 물어보면 '공부 안 한거'라고 얘기한다.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 아이가 공부를 싫어하게끔 만들면 안 되겠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 프로그램에 나오는 모든 친구들이 보면 의지가 굳건하다, 동기부여를 주는 게 재미있게 하는 비결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라고 했다.
장영란은 "저도 '티처스'를 하면서 되게 많은 걸 느끼고 있지만 아이들이 공부를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이거 해'라고 해봤자 본인이 삼켜야 한다. 그런데 '티처스'를 하면서 가정 분위기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한 친구가 공부 못하는 걸 숨기고 싶지 않아서 엄마한테 숨겼고, 나중엔 엄마한테 짜증을 내게 되더라. 저희 선생님들이 '이거 못 알아듣지? 거기부터 해야돼'라고 하니까 펑펑 울더라. 그걸 보고 아이가 모른다고 얘기할 수 있는 엄마가 되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학생이 혼자서 긴 여정을 가야 하니까 옆에서 엄마가 채워줄게 말해줘야 한다는 걸 되게 많이 느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티처스'는 오는 5일 일요일 저녁 7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