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은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텍사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하며 4승 1패로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1961년 창단한 텍사스는 지난 62년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창단 후 1996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할 때까지 35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정도로 하위권을 전전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연달아 월드시리즈에 올라 우승에 도전했지만 2010년에는 샌프란시스코, 2011년에는 세인트루이스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텍사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60승 102패를 기록하며 1973년(57승 105패)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오프시즌 유격수 코리 시거와 10년 3억2500만 달러(약 4336억원), 2루수 마커스 세미엔과 7년 1억7500만 달러(약 2335억원) 계약을 맺으며 특급 키스톤 콤비를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텍사스의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도 많았다.
실제로 시거와 세미엔을 영입한 첫 해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거는 151경기 타율 2할4푼5리(593타수 145안타) 33홈런 83타점 OPS .772, 세미엔은 161경기 타율 2할4푼8리(657타수 163안타) 26홈런 83타점 OPS .733으로 조금 아쉬운 성적을 거뒀고 텍사스도 68승 94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를 머무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시즌 전 전망은 좋지 않았지만 시거가 119경기 타율 3할2푼7리(477타수 156안타) 33홈런 96타점 OPS 1.013, 세미엔은 162경기 타율 2할7푼6리(670타수 185안타) 29홈런 100타점 OPS .826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90승 72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은 상대전적에서 밀려 휴스턴(90승 72패)에 내줬지만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텍사스는 탬파베이(와일드카드 시리즈 2승), 볼티모어(디비전 시리즈 3승), 휴스턴(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승 3패), 애리조나(월드시리즈 4승 1패)를 모두 격파하며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뤘다. 시거는 5경기 타율 2할8푼6리(21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OPS 1.137로 맹타를 휘두르며 개인 통산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를 들어올렸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조쉬 스보즈의 시속 85마일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 구석이 꽂히며 세 번째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자 유격수 시거와 2루수 세미엔은 서로에게 뛰어들며 얼싸안았다”라며 텍사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장면을 전했다.
시거는 “텍사스가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 동기부여가 됐다. 맨 밑바닥에서 시작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고, 경쟁하고, 해낼 수 있게 됐을 때 정말로 모든 것을 이룬 느낌이 든다”라며 MVP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세미엔 역시 “나는 여전히 이곳이 새롭다. 올해로 텍사스에 온지 2년차고 벌써 우승을 한 번 해냈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곳의 많은 선수들이 내년에도 활약할 것이다. 프런트오피스는 우리가 이뤄낸 것 그 이상을 원하고 있다. 우리는 마침내 우승의 맛을 봤다”라며 우승을 기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