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패면 PS 탈락인데…‘정신적 지주’ 39세 캡틴이 라인업에 없다 “내전근 통증, 호수비 여파” [PO4]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1.03 18: 15

3차전 승리에도 여전히 1승 2패 벼랑 끝에 몰린 상황. 그런데 정신적 지주인 캡틴 박경수(39)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무슨 사연일까. 
KT 이강철 감독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NC와의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주전 2루수이자 캡틴 박경수의 선발 제외 소식을 전했다. 
박경수는 전날 3차전에서 9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9세라는 나이를 의심케 하는 멋진 다이빙캐치를 선보였다. 3-0으로 앞선 7회말 수비였다. 선두 제이슨 마틴이 손동현 상대로 안타성 타구를 날린 가운데 몸을 날리는 다이빙캐치를 선보였고, 재빠르게 1루에 송구해 첫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7회말 수비를 마친 KT 박경수가 미소를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박경수는 무사에서 NC 마틴의 2루 땅볼 타구를 몸날려 처리했다. 2023.11.02 /jpnews@osen.co.kr

7회말 무사에서 KT 박경수가 NC 마틴의 2루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박경수는 마틴의 아웃을 확인한 뒤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강하게 치며 호수비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팀 사기가 급격히 올라갔고, KT는 NC를 3-0으로 꺾고 2패 뒤 1승에 성공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수비에서 박경수가 중요한 순간 잘 잡아줬다”라며 캡틴의 슈퍼캐치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박경수는 “순간적으로 짜릿했다. 나 자신도 깜짝 놀랐다”라고 웃으며 “딱 그렇게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 동작이 아니면 못 잡는 타구였다. 크게 어려운 타구는 아니지만 꼭 다이빙해서 잡아야하는 타구가 있는데 오늘 딱 그렇게 됐다. 멋있어 보였는지 다들 칭찬을 많이 해줬다. 그런 플레이가 하나 나오면 팀 사기가 올라간다. 제일 큰 형이 조금이나마 좋은 모습으로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7회말 무사에서 KT 박경수가 NC 마틴의 2루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그러나 박경수는 이튿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호수비 도중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이 감독은 “박경수가 어제 호수비 여파로 인해 내전근을 불편해한다. 조금 피곤해하는 것 같아서 제외했다. 후반부 대수비 출전은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박경수의 제외로 백업 2루수 오윤석이 선발 중책을 맡았다. 오윤석은 올 시즌 82경기 타율 2할5푼1리 4홈런 17타점을 남긴 가운데 NC 선발 송명기 상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오윤석이 송명기 상대로 잘 친다. 지금 타격감도 나쁘지 않다”라며 신뢰를 보였다. 
5회말 1사 1루 상황 NC 김형준의 병살타 때 KT 2루수 박경수가 주자 서호철을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3.11.02 / dreamer@osen.co.kr
이날도 관건은 초반 기세 싸움이다. 전날 처음으로 선취점을 뽑으며 선발야구가 부활했고, 야수진의 수비가 안정되는 효과를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이 감독은 “처음부터 리드를 가져가면 좋은 투수로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리드를 당하면 끌려갈 수밖에 없다. 오늘도 초반 기세 싸움이 중요할 것으로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경기 감각을 무시할 수 없다. 4경기째 하니까 조금은 경기력이 풀릴 것 같다”라며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금세 잊어버리고 좋은 플레이를 해준다. 황재균을 보면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이더라. 그 정도로 실수를 빨리 잊는다”라고 덧붙였다. 
경기를 마치고 KT 박경수, 박병호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3.11.02 /jpnews@osen.co.kr
이날 KT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다. 1패면 가을야구가 끝나는 상황에서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 1차전 선발투수를 다시 내세우는 초강수를 뒀다.
‘무패 승률왕’ 쿠에바스는 지난달 3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난조를 보였다. 경기 전날 “몸 상태가 너무 좋다. 내가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 NC 타자들이 두려워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올라온 NC 타선에 3이닝 7실점(4자책) 난타를 당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1회부터 힘이 너무 들어갔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하다가 그랬다”라고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3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4회초 무사 1, 3루 상황 KT 선발 쿠에바스가 강판되고 있다. 2023.10.30 / dreamer@osen.co.kr
시간이 흘러 쿠에바스가 1차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찾아왔다. 홈에서 충격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KT가 2일 3차전을 3-0으로 따내며 기사회생했기 때문. 이 감독은 여전히 1패면 가을야구가 종료되는 상황에서 5차전 승부를 위해 1차전 선발투수였던 쿠에바스를 4차전 선발투수로 전격 낙점했다. 1차전 75구를 던진 쿠에바스가 사흘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이 감독은 “1차전이 끝나자마자 쿠에바스에게 투구수가 적당하니 4차전을 준비하라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우리는 4차전을 간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날 본인도 OK라고 했다”라며 “쿠에바스의 1차전 공이 나쁜 건 아니었다. 내가 체크한 부분이 1~2개 정도 있었는데 그걸 인지하고 들어가면 원체 좋은 투수라 괜찮을 것 같다. 송명기와의 매치업에서 기록은 우리가 우위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3일 선발 라인업
김상수(유격수) 황재균(3루수) 앤서니 알포드(좌익수) 박병호(1루수) 장성우(포수) 문상철(지명타자) 오윤석(2루수) 배정대(중견수) 조용호(우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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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앞서 KT 이강철 감독이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1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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